16년 전 '육성선수' 최재훈, 다시 만난 김경문 감독에 '복귀승' 선물

권혁준 기자 2024. 6. 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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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경문 감독은 4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두산·NC 시절 함께 했던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선수 중에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16년 전 신고선수였던 최재훈은 다시 만난 김경문 감독의 '복귀전'에서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선물했다.

육성 선수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 기회를 잡았던 최재훈은, 현재 한화에 속한 어린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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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스프링캠프서 눈도장…"고마운 감독님으로 기억"
"잘해달라" 감독 기대 부응…"이젠 편하게 말도 걸어봐야"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8회초 1사 1,2루 한화 최재훈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한화 이글스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경문 감독은 4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두산·NC 시절 함께 했던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선수 중에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에서 호흡했던 류현진 정도만 떠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한화의 주전 포수 최재훈(35)은 김경문 감독과의 인연을 기억하고 있었다. 200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백업포수를 거쳐 주전 자리를 꿰차고, FA 계약까지 맺은 최재훈의 '성공스토리' 시작을 함께했던 '은사'이기에, 잊을 수 없었다.

16년 전 신고선수였던 최재훈은 다시 만난 김경문 감독의 '복귀전'에서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선물했다.

한화는 이날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와의 경기에서 8-2로 이겼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른 김경문 감독은, 2196일 만의 승리를 기록했다.

많은 선수가 활약했지만, 그중에서도 안방마님 최재훈의 공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이날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황준서가 만루를 허용하자 최재훈이 마운드로 올라가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비에서도 경기 초반 흔들리던 루키 황준서를 비롯해 많은 투수를 리드하며 팀의 최소 실점을 이끌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재훈은 "감독님이 부임하신 뒤 저에게 '잘해달라'고 하셔서 '진짜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웃으시며 말씀하셨는데, 조금은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경기할 땐 편하게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최재훈이 김경문 감독이 다소 무섭게 느껴진 것은 16년 전에 함께 했던 기억의 영향이기도 하다.

2008년 덕수고 졸업 후 프로에 지명받지 못했던 최재훈은 그해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두산 사령탑이던 김경문 감독을 만났다.

최재훈은 "스프링캠프의 일정 시점이 지난 후 육성선수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면서 "그런데 오기가 생겨서 뭐라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강한 어깨가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고, 감독님께서 남게 해주셔서 스프링캠프를 끝까지 함께했다"면서 "시즌 이후에도 6월부터 정식선수 등록이 가능했는데, 5월부터 1군과 동행하게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시절의 최재훈. /뉴스1 DB

정식선수로 전환된 최재훈은 그 해 1경기에 대수비로 출장했고, 이듬해인 2009년엔 2군에만 머물렀다. 2010년 입대해 2012년 돌아왔을 땐 김경문 감독은 두산을 떠나 NC 지휘봉을 잡았다.

길지 않은 인연이었기에 김경문 감독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최재훈에겐 '고마운 감독님'으로 남아있다.

최재훈은 "16년 전엔 카리스마가 있어서 다가가기도 어렵고 말도 걸기 힘드신 분이었다"면서 "지금 다시 뵈니 많이 내려놓으신 것 같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어제 감독님께 '무섭다'고 하니 '내가 때렸냐?'고 하시더라. 이제는 마음 편안하게 이야기도 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육성 선수로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 기회를 잡았던 최재훈은, 현재 한화에 속한 어린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그는 "내가 본 감독님은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패기 있는 모습을 좋아하신다"면서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불어넣거나 하면 좋게 봐주신다.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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