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만나면 힘이 솟아나는 유강남… 홈런에 완봉 리드까지, 꿀잠이 기다린다

김태우 기자 2024. 6. 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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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광주 KIA전에서 결정적인 홈런 및 완봉 리드로 팀 승리에 기여한 유강남 ⓒ롯데자이언츠
▲ 유강남은 타석과 홈플레이트에서 모두 뛰어난 팀 공헌도를 선보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유강남(32·롯데)은 올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다. 방망이가 너무 맞지 않았고, 그런 심리적 부담감에 수비까지 영향을 받은 듯 공·수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처졌다.

그런 유강남이 전기를 마련한 시리즈가 있으니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3연전이었다. 당시 롯데는 최하위권에서 허우적대고 있었고 반대로 KIA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유강남의 활약, 그리고 차례로 올라온 선발 투수 세 명이 모두 역투를 하며 예상을 깨고 롯데가 시리즈 3경기를 모두 잡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유강남은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서 대형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력을 과시하며 시즌 초반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다만 이후 다시 타격감이 떨어지며 또 시즌 타율이 처졌다. 2일 NC전까지 유강남의 타율은 0.200으로 2할이 무너질 위기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기서 다시 KIA를 만났다.

4일 경기 전까지 유강남의 시즌 타율은 0.200,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0.606이었다. 그런데 유독 KIA를 상대로는 강했다. KIA를 상대로 한 타율은 0.462, KIA전 OPS는 무려 1.665였다. 물론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그래도 확 튀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유강남은 4일부터 광주에서 열린 KIA와 3연전 첫 타석부터 대활약하며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8번 포수로 출전한 유강남은 2회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 롯데는 선두 이정훈이 중전 안타를 친 것에 이어 나승엽이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 찬스를 유강남에게 넘겨줬다. 여기서 유강남이 임기영의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때렸다. 1점차가 스윙 한 번에 단번에 4점차가 됐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도 “타선에서는 유강남이 전체적으로 타선을 이끌어주었다. 특히 2회 터진 3점 홈런은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는 결정적 홈런이었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유강남은 이 홈런에 대해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볼이 들어오면 삼진을 먹더라도 체인지업은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유강남은 “일단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 그 전에 안 좋았을 때 힘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 타석에 좀 힘을 빼자고 생각했는데 2S에 몰렸다. 그 이후에 슬라이더가 딱 오길래 뭔가 느낌에 그냥 아무 느낌 없이 그냥 ‘체인지업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을 딱 들었다. 직구가 오면 그냥 삼진, 체인지업 하나만 보고 스윙하자고 생각했는데 진짜 체인지업이 왔다”고 설명했다.

▲ 올해 유독 KIA만 만나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강남. ⓒ연합뉴스

유강남은 타격에 대해 “옆구리 부상이 오고 나서 그런 부분에서 신경 쓰였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그냥 스스로 ‘괜찮다, 괜찮다’ 생각하면서 오히려 더 자신감 있게 스윙하려고 하고 있고 조금 더 연습 때나 이런 부분을 만들어야 될 것 같다”면서 “잘 꾸준하게 만들 수 있게 해야 될 것 같고 이렇게 좀 하나하나씩 팀에 좀 도움이 되면서 조금씩 올려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이날 유강남은 선발 애런 윌커슨과 호흡을 맞춰 무4사구 완봉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윌커슨은 이날 9이닝 동안 5피안타 9탈삼진 무4사구 완봉승을 따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소속으로는 2021년 6월 4일 박세웅(kt전) 이후 3년 만의 완봉승이었고, 올 시즌 리그 첫 완봉승이기도 했다. 유강남은 근래 완봉 기록을 모르고 있었지만, 듣고 난 뒤 빙그레 웃어보였다. 자부심이 생기는 듯했다.

윌커슨도 유강남의 리드를 고마워했다. 윌커슨은 경기 후 “유강남과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오늘 같은 경우 고개를 흔든 적이 딱 한 번밖에 없었다. 그만큼 서로 호흡이 잘 맞는다. 유강남이 좋은 리드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홈런, 그리고 완봉 리드를 경험한 포수로 등극한 유강남은 “오늘은 기분 좋게 잘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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