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완 주멕시코대사 “첫 여성대통령에 기대 커… 한국 기업 진출 가능성”

이민경 2024. 6. 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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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에서 집권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허태완 주멕시코대사는 "셰인바움 당선자의 공약집을 보면 에너지전환, 기후변화 대응, 항공우주 등 현 정부와 결을 달리하는 정책들이 있다"며 "해당 분야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과 셰인바움 당선자의 대외정책이 만나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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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완 주멕시코대사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
“에너지전환·기후변화 대응 등
한국 기업 강점 가져 결실 있을 것”
경제분야 여성진출 확대 전망
“치안·성평등 등 변화 바람 불 것”

멕시코 대선에서 집권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당선됐다. 과학자 출신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으로 멕시코 사회는 치안 안정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성 평등 등 기존 정부와는 다른 정책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정책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허태완 주멕시코대사는 “셰인바움 당선자의 공약집을 보면 에너지전환, 기후변화 대응, 항공우주 등 현 정부와 결을 달리하는 정책들이 있다”며 “해당 분야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과 셰인바움 당선자의 대외정책이 만나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선 다음 날인 3일(현지시간) 주멕시코 대사관에서 허 대사를 만나 대선 결과의 의미와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3일(현지시간) 허태완 주멕시코대사가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사관에서 멕시코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셰인바움 후보의 당선으로 기대되는 정책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기에 여성 관련 정책에 기대가 쏠린다. 현재 멕시코는 의회 선거에서 여성 후보 50% 공천을 의무화한 여성할당제를 시행 중이다. 공적 분야에선 여성 정책이 완비돼 있다. 다만 경제나 기업 분야에서 여성 진출은 약하다. 여성 기업인 또는 임원 비율이 낮다. 경제 분야에서의 여성 진출이 확대되지 않을까 예측한다.”

–모레나당이 재집권했는데.

“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승리 요인이라고 본다. 사회 복지 정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임기 동안 최저임금을 2배 이상 올리고 누락된 세원을 발굴하는 정책을 펼쳤다. 경제도 성장했다. 멕시코는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견고한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니어쇼어링(생산기지 인접국으로의 이전),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큰 수혜자였다. 외국인 투자율이 늘어나니 경제가 발전했다.” 
3일(현지시간) 허태완 주멕시코대사가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사관에서 한국 전통공예품으로 장식된 접견실을 소개하고 있다.
–새 정부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셰인바움 당선자의 공약집을 보면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 항공우주에 대한 정책이 담겨 있다. 해당 정책은 현 정부와는 결을 달리하는 정책인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다. 새 정부에서 나름대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만간 경제부처 각료들이 정해질 텐데 인원 구성을 보면 차기 정부의 외국 기업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될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허태완 주멕시코대사가 멕시코 멕시코시티 대사관에서 한국 전통공예품으로 장식된 접견실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에도 변화가 있을까.
“지난 2월 대사관에서 셰인바움 당선자 캠프 관계자와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우리 기업의 관심사를 전달한 바 있다. 차기 정부에도 계속해서 FTA의 필요성을 전달할 계획이다. 멕시코 산업계는 FTA 체결로 자국 시장이 한국 제품으로 잠식될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FTA 체결의 목적은 관세를 인하해 한국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게 아니다. 한국은 중간재를 수출하고 최종 제품은 멕시코에서 만든다. 중간재를 무관세로 두면 최종 제품 가격도 낮아져 결과적으로 멕시코에 도움이 된다. 보호만 한다고 제조 역량이 키워지는 게 아니다. 한국의 제품과 기술이 함께 들어와야 멕시코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스페인어로 제작된 국토지리정보원의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지도 안에 독도가 'Dokdo'로 명시돼 있다.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멕시코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나라가 됐다. 최근에는 문화의 확산이 두드러진다. 중남미에서 한류의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가 멕시코다. 문화가 퍼지면서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올라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멕시코와 교류나 협력을 확대할 때라고 생각한다. 경제 측면에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한국 기업의 멕시코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양자 관계를 잘 관리하고 우호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특히 FTA 협상 조기 재개는 가장 큰 현안이기에 임기 중에 이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글·사진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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