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80명 출마...前대통령·국회의장도 출사표
지난달 19일 헬기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이란 대선에 전직 대통령과 국회의장 등 이른바 ‘올드 보이’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대(對)서방 강경파가 장기간 주도해 온 이란 정치에 신진 세력이 미미한 데다, 갑작스러운 권력 공백 속에 2인자 자리를 노린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 마감된 제14대 이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에 총 8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전직 대통령을 포함,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사람만 5명이다. 가장 주목받는 이는 대표적 반서방 강경파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재임했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67) 전 대통령이다. 집권 이후 극단적 반미(反美), 반이스라엘 정책을 펼치고 핵무기 개발도 추진하면서 이란의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겠다”는 발언을 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 출신의 강경 보수 정치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3) 이란 의회(마줄레스) 의장도 마지막 날 후보 등록을 했다.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2년간 수도 테헤란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대선 후보로 총 세 번 나섰다. 2005년 대선에선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에, 2013년 대선에선 하산 로하니(76) 전 대통령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17년 3번째 도전에서는 강경파의 선두 주자였던 라이시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 중도 포기했다.
역시 강경파인 사이드 잘릴리(59) 전 이란 핵협상 대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인 바히드 하가니안(62)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모하마드 모크베르 수석부통령 겸 대통령 대행(69)과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5) 등은 출마하지 않았다. 대표적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76) 전 대통령도 불출마했다. 대신 그의 지지를 받는 알리 라리자니(66) 전 의회 의장이 후보 등록을 했다.
IRNA 통신은 80명의 후보 중 46명을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 13명을 진보적 개혁 성향, 2명을 온건 성향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자격 심사를 받는다. 심사를 통과해 최종 후보가 될 사람은 5~10명 정도가 될 전망이다. 2021년 대선에선 520여 명 중 7명만 최종 후보가 됐다. 법학자와 이슬람 신학자 6명씩 총 12명으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는 하메네이의 의중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은 오는 28일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내달 5일 결선 투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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