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성공해도···시작부터 흔들리는 모디 3기
BJP 단독 303석 확보했던 지난 총선 못미쳐
"연립정치로의 복귀.. 강력한 통제권 잃을 듯"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역사적인 3연임에 성공하겠지만 2019년 총선보다도 적은 의석수를 확보해 ‘단독 과반’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기업·친시장적 기조로 인도의 경제성장을 밀어붙였던 그의 비전 역시 지지를 받지 못할 우려가 짙어지며 4일(현지 시간) 인도 증시는 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추락하며 마감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총선 개표는 9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6시 기준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주도하는 여당 연합인 국민민주연합(NDA) 후보들이 전체 543개 지역구 중 290곳에서 야권 후보들을 앞서고 있다.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주도하는 야권 정치 연합인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235개 지역구보다는 앞서고 있지만 예측치와는 크게 어긋난 모습이다. 앞서 투표가 종료된 후 진행된 출구조사에서는 NDA가 최대 400석 이상을 차지하고 INDIA는 120여 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모디 총리가 소속된 집권 여당 BJP는 단독으로 과반(272석)을 넘어 370석 정도 얻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2019년 총선 당시 BJP가 단독으로 확보했던 303석은 물론 과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모디 총리는 초대 자와할랄 네루(1947~1963년 재임)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3연임에 성공한 총리로 기록되겠지만 연정을 꾸리기 위해 동맹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등 권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뉴델리정책연구센터의 선임연구원 프라탑 바누 메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숫자가 변하지 않는다면 1989년부터 2014년까지 인도를 특징지었던 연립 정치의 복귀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훨씬 더 협상적인 정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인도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장중 8%까지 추락했다가 가까스로 회복해 전날보다 5.93% 내린 2만 1884.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른 대표 지수인 센섹스지수 역시 장중 8% 급락했다가 전날보다 5.74% 내린 7만 2079.05로 마감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당시 각각 3%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두 지수는 이날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전날 미 달러화 대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루피화 가치도 이날 크게 하락했다. 전날 달러당 83루피까지 내려갔던 루피·달러 환율은 이날에는 83.6루피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BJP가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모디 3기의 추진력이 지난 1~2기만 못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모디 총리는 인도를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았지만 친기업·친시장 정서로 부의 양극화를 초래했고 힌두 민족주의자 중심의 정책을 펼쳐 사회 갈등을 불렀다는 비판도 받았다. 모디 총리가 독립 100주년이 되는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 경제 대국으로 이끌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로이터는 “인도인들은 73세 모디에게 앞으로 5년 더 인도를 이끌 기회를 줬지만 세계 5위 경제 대국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을 박탈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모디 총리가 차기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해도 지난 10년간의 놀라운 안정은 끝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인구 14억 명이 넘는 인도는 4월 19일부터 6주 일정의 선거를 치렀고 최종 결과는 이날 늦은 밤 혹은 5일 아침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약 10억 명의 등록 유권자 중 6억 4200만 명이 투표했다고 밝혔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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