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의 질 ‘쑥’·소통 강화의 힘… 3연임 성공한 모디 [심층기획-2024 슈퍼선거의 해]
사회기반시설 구축·경제성장
고속道·수도·가스관 설치 대폭↑
여자 아이도 의료보험 혜택 가능
‘초고속성장 과실’ 기업에 돌아가
하층 카스트 출신 ‘입신양명’
자수성가·검소한 이미지에 대중 열광
뛰어난 연설 능력… 명확한 목표 제시
SNS ‘엑스’ 팔로어만 9750만명 달해
“자이(Jai·만세)!”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교외 드와르카의 DDA 공원. 델리의 총선 투표일(25일)을 앞두고 집권여당 인도국민당(BJP)의 대규모 유세 단상에 오른 나렌드라 모디(74) 총리는 합장과 함께 “나마스카르(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 뒤 곧이어 굵직한 목소리로 “어머니 인도”를 외쳤다. 인도를 힌두교의 여신 ‘바라트 마타’로 의인화한 이 구호를 모디 총리가 선창하자 1만명에 달하는 군중이 “만세”라고 후창했다.
4일 발표된 최종 개표 결과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는 4월19일부터 지난 1일까지 44일간 7단계에 걸쳐 치러진 총선에서 야권연합(INDIA)을 꺾었다. INDIA가 출구조사와 달리 전체 543석 중 200석을 넘게 획득하는 뜻밖의 약진을 보였으나, BJP를 포함한 여권연합(NDA)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며 모디 총리는 인도의 독립 영웅이자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 이후 공화국 역사상 두 번째로 3연임에 성공했다.
야권의 선전이 의미하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가 수성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 만난 인도의 유권자들에게 그 답을 물었다.
◆무엇보다 경제… ‘삶의 질’ 높인 모디
모디 지지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단연코 ‘경제발전’이었다. 특히 그들은 모디가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구축된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통해 경제발전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초고속 경제성장의 과실이 집중된 기업가들은 모디의 핵심 지지층이다. 메탈 공장을 운영하는 산제이(39)는 “회사 연매출이 10년 전 5000만루피(약 8억원)에서 지금은 1억5000만루피(약 25억원)로 늘었다”며 “집도 한 채 더 사고, 창고도 사고, 싱가포르나 태국으로 해외여행도 가고 삶이 정말 풍요로워졌다”고 모디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테인리스스틸 파이프 제조공장 사장 프라카시(71)도 “현재 연매출이 660억원쯤 되는데, 10% 이상 더 오를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모디가 재집권하는 향후 5년은 인도의 ‘황금기(Golden Age)’일 것”이라고 했다. 프라카시는 BJP가 투표소 인근에서 운영하는 선거사무소 자원봉사까지 도맡아 할 정도로 모디의 ‘광팬’이었다.
◆‘흙수저’ 출신 ‘소통의 대가’
강력한 연설 능력을 앞세운 모디 총리의 소통력도 그의 인기를 견인하는 요소다. 카스트 제도의 잔재가 남아 있는 인도에서 지지자들은 모디 총리를 좋아하는 이유로 “전 계층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다는 비샬리 포다르(29)는 “모디의 연설을 듣기 위해 교외의 유세장까지 왔다”며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는 그의 연설을 들으면 애국심이 생기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다. 그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포다르는 이날 모디 총리의 연설 중 ‘공무원이 뒷돈을 받은 것이 발각되면 그 돈을 다시 돌려주겠다’고 공언한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카스트 하층계급에 속하는 가정의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모디 총리는 어릴 적 기차역에서 아버지를 도와 인도식 홍차 ‘차이’를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모디 총리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유세장을 찾은 부동산 중개업자 싱 차우한(47)은 “모디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고통과 행복을 다 이해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18살에 중매결혼한 모디는 결혼 직후 아내를 떠나 히말라야 산맥 등에서 힌두교 순례자의 삶을 살았다.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아내와 별거해 사실상 독신이며 자녀도 없다. 이런 배경 탓에 모디 총리는 부패할 위험이 작고 일에만 몰두하는 ‘워커홀릭’ 이미지다. 다이아몬드 도매업체를 운영한다는 바이렌 파마르(40)는 “사업이 잘돼도 시계는 2개 이상 사지 않는다”며 “모디 총리처럼 검소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델리=글·사진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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