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지속가능성·연대… 자원 부국 14억 시장과 손 잡다 [韓·아프리카 정상회의]

박지원 2024. 6. 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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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프리카 첫 다자 정상회의 의미
AU國 중 자격정지국 제외 48國 참석
경제안보 공급망 확보 측면서 중요성
12건 조약·협정 체결 34건 MOU 서명
경제동반자협정 협상 개시 선언 2건
阿 국가 녹색 성장 지원 포럼 행사도
첼로 가야금 연주·궁중떡볶이·김밥 등
김 여사, 阿 정상 배우자들과 오찬 행사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윤석열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추진해온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을 위한 협력 강화 차원에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프리카는 천연자원이나 광물 등 우리 경제안보에 핵심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4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경제 협력 관련 협정이 체결됐고 핵심광물협력 MOU, 인프라·모빌리티 협력 MOU, 무역투자진흥기관 간 협력 MOU 등에 서명이 이뤄졌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개시 선언도 2건 이뤄졌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연합(AU) 54개 회원국 중 자격정지 6개국을 제외한 48개국에서 모두 참석했다. 33개국에서 정상 및 정상급이 참석했고 약 25개 국가와 양자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시에라리온과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모리타니 4개국은 공식 방한으로 정상회담 및 소인수회담 등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협력의 대원칙으로 제시된 ‘함께 만드는 미래’의 세 가지 방향성을 동반성장·지속가능성·강한 연대로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의 후 윤 대통령과 AU 의장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이 공동으로 발표한 공동선언문에도 이 같은 방향성에 맞춘 논의 내용이 담겼다.
‘함께 만드는 미래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경기 일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개회사를 통해 아프리카 48개참가국 정상 및 대표를 향해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가주아니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에서 “한국과 아프리카의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며 “아프리카는 많은 인구와 풍부한 광물, 부존자원을 갖고 있어 한국 투자자들이 아프리카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프리카 인구 약 14억명 중 60%가 25세 이하의 청년이라는 점을 들어 교육 및 기술 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본회의가 열린 이날 아프리카 국가들의 녹색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고위급 포럼이 부대 행사로 개최됐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아프리카 녹색기후금융 접근성 제고 및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위한 글로벌 협력방안’을 주제로 다뤘다. GGGI는 2010년 한국 정부가 비영리재단으로 설립해 2012년 국제기구로 전환됐다. 개발도상국의 녹색 성장 및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왔다. 현재 회원국은 48개국까지 확대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오전 세션을 마친 뒤 단체 기념촬영을 위해 이동하며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아프리카 국가들은 녹색 기후 금융 관련 접근성이 낮고, 기후변화에 대한 타격이 큰 아프리카에 대해 국제적인 관심과 협력 확대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에 참석한 호세파 사코 AU 녹색경제 및 지속가능 환경위원은 “아프리카는 자초하지 않은 기후 위기의 최전방에 놓여 있다”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연간 4% 미만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가장 파괴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코 위원은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금융·기술 자원 측면에서 공공, 민간, 양자, 다자 등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반기문 GGGI 총회 이사회 의장, 각국 정상 및 장관급 인사, 국내 유관기관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13개국 정상급 배우자들과 함께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오찬 행사’를 진행했다. 오찬에서 김 여사는 “한국은 60여년 전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단기간에 기적적인 성장을 이뤄낸 경험이 있으며 아프리카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륙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 정상들을 초청해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한국 역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이날 행사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공연과 메뉴 등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행사에서는 사전공연과 본 공연이 각기 진행됐다. 사전공연으로는 약 10분간의 ‘첼로 가야금’ 국악 연주가 펼쳐졌고 오찬 후 본 공연은 한국 판소리 명창과 그의 제자인 카메룬 태생 프랑스인의 합작 판소리와 수묵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됐다. 오찬 메뉴로는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코스요리가 준비됐다. 궁중떡볶이와 제주 옥돔구이, 전 세계에서 한식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김밥 등이 제공됐다.

고양=박지원·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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