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곧은 목소리’ 상소를 엿보다
[KBS 대구] [앵커]
조선시대 임금의 국정운영이나 정책에 대해 신하는 물론 재야의 유생들까지 직접 나서 여론을 전달하는 제도가 바로 상소인데요.
공론 정치를 지향했던 조선의 상소제도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안동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1미터가 넘는 상소문이 다 펴지지 못한 채 말려있습니다.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하고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내 몬 당시 집권층에 책임을 묻는 '만인소'입니다.
경상도 유생 이휘병 등 대표 상소자 이름으로 시작된 상소문에는 만94명의 서명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무게만 17킬로그램, 가로 길이로만 97미터에 이릅니다.
[이현주/한국국학진흥원 학예사 : "(상소는) 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책임 의식…. 전국에 지금 남아있는 만인소가 단 두 점뿐인데 그중의 하나가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돼 있습니다."]
조선 시대 언로의 역할을 한 상소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상소를 올린 과정을 담은 일기 자료와 반려된 상소문 등 30여 점이 전시됐습니다.
[한기인/창원시 명서동 : "유학 공부하던 분들이 앞장서서 했다는 것에 대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최고 권력인 임금에게 의견을 개진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상소.
특히, 유생들이 집단으로 의견을 모아 올린 '유소'는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여론 전달 방식이기도 합니다.
조선 왕조는 상소자에 대한 처벌을 극도로 자제할 만큼 언론을 중시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같은 상소의 참뜻은 요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입니다.
[김형수/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장 : "국민의 발언이 공론의 장으로 모여서 올바른 의견 제시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발전되었으면 합니다."]
조선을 움직였던 올곧은 목소리, 상소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는 8월 말까지 열립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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