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벌고 한심” 딸에게 욕먹고 아내 목에 칼 댄 남자

딸에게 "돈도 못 벌고 한심하다"는 핀잔을 듣고서 아내 목을 칼을 대 위협한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딸을 버르장머리 키웠다"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일용직 근로를 해 생계를 유지하는 점 등을 종합"해 판결했다고 밝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최진숙·김정곤·최해일 부장판사)는 지난달 24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가정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 씨는 주거지에서 아내 B 씨의 얼굴과 목에 흉기를 들이밀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지난해 1월 B 씨에게 "귀가 후 집에서 먹을 것이 없다"고 화를 낸 것에 대해 딸이 "한심하다" "돈도 못 벌면서 왜 큰소리를 치냐"고 말하자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B 씨에게 흉기를 대며 "딸을 버르장머리 없이 키운 당신하고 딸을 죽이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은 A 씨가 협박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80시간, 가정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또 ‘피해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특별준수사항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선고한 징역형 집행유예는 유지했지만 사회봉사 명령과 특별준수사항 부과 부분은 파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이 때리거나 그런 적은 자녀들이 어릴 때 말고 없었다고 진술한 점, 벌금형 선고받은 외에는 다른 전과가 없고 일용직 근로를 해 생계를 유지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