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최저임금 인상액 놓고 노조 총파업…단전에 학교·공항도 폐쇄

최혜린 기자 2024. 6. 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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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 노동자들이 3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기가 끊기고, 학교와 공항도 모두 문을 닫아 국가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양대 노조는 이날 파업을 시작했다.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둘러싼 정부와 노조의 입장차다. 노조 측은 볼라 티누부 대통령 취임 후 물가가 급등했다면서 월 최저임금을 3만나이라(약 2만8000원)에서 49만4000나이라(약 45만원)로 16배가량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2배 수준인 6만나이라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노동자들이 하루에 빵 한 조각을 사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노조 측은 주장한다. 나이지리아는 물가상승률이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물가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티누부 대통령은 해외 투자를 끌어오겠다며 화폐가치를 절하하는 통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재정난을 이유로 연료 보조금도 폐지했다. 그 결과 유가와 수입품 가격이 급등했고, 대중교통 요금과 생필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시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졌다.

이날 총파업으로 수도 아부자를 포함해 전국의 공항, 학교, 법원, 주유소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밤새 국영 전력회사 직원들이 전국 전력망을 차단해 정전이 이어졌고, 공항 노동자들이 철수해 비행편도 줄줄이 결항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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