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종이 전체를"...제주 바다 우점화 심화

(앵커)
어제(3) 이 시간을 통해 제주비단망사라는 해조류가 제주 연안에 한꺼번에 밀려 들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이런 해양 생물 대발생과 우점 현상이 제주 연안 곳곳에서 심화되고 있지만 관련 조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서귀포 앞바다 수심 15미터 지점.

바다 밑바닥 암반마다 무언가 잔뜩 붙어있습니다.

다른 해조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아열대성 거품 돌산호입니다.

제주 남부 해역은 아열대성 거품돌산호의 북방한계선이었지만,

최근 제주 연안 전역은 물론, 남해안까지 거품돌산호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거품돌산호가 다른 해조류의 서식지까지 완전히 잠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은진/ 수중 촬영 감독
"확실히 느끼죠. 예전보다 (해조류가) 덜 보이는 것 같고, 참모자반 같은 경우에는 제주에 거의 없거든요"

최근 확인된 홍조류인 제주비단망사 대발생 역시 마찬가집니다.

아직 정확한 실태가 파악되지 않았지만,

수온이나 서식 여건이 맞으면 어떤 생물이든 폭발적 증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주 연안의 변화는 수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긴 하지만,

육상 오염 물질 유입으로 인한 연안 환경 변화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종이 다른 종의 서식지를 빼앗은 우점 현상이 가속되는 건, 제주 연안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손영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열대.아열대연구센터장
"건강한 생태계는 충격이 오더라도 그것을 흡수할 수 잇는 능력이 되지만, 하나의 생태계가 됐을 때는 충격에 의해서 사라지게 되는, 그 생태계가 사라지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는..."

하지만 현재 해양 환경 조사는 수온과 염분 등 기초 항목 정도에 그치고,

기후 변화 지표종에 대한 확산 속도나 미역 등 유용 해조류와의 공간 경쟁에 대한 조사는 아직 부족해 중장기적인 해양 환경 자료 구축 시스템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JIBS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