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커슨 리그 1호 완봉 역투+유강남 KIA 킬러 확인 스리런’ 롯데, 또 KIA 발목 잡고 2연승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해 선두 KIA만 만나면 힘을 내고 있는 롯데가 이날도 적지에서 KIA를 잡고 최하위 추락 위협에서 벗어났다. 롯데 애런 윌커슨은 리그에서 처음으로 완봉 고지를 밟은 선수로 기록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선발 애런 윌커슨의 완봉 역투, 그리고 경기 초반 터진 유강남의 3점포 등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터뜨리며 6-0으로 이겼다. 롯데(23승32패2무)는 2연승을 기록하며 최하위 키움의 추격에서 한숨을 돌렸다. 반면 리그 선두 KIA(35승23패1무)는 2연패로 2위권과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은 9이닝 동안 5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봉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리그 첫 완봉승이다. 롯데의 가장 근래 완봉승은 2021년 6월 4일 수원 kt전에서 박세웅이 기록한 것이었고, 리그 전체로도 2022년 6월 11일 롯데전에서 고영표가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타선은 고루 터졌다. 올해 유독 KIA에 강했던 유강남이 2회 홈런포로 3타점을 기록했고, 박승욱은 3안타로 활발하게 치고 나갔다. 윤동희 고승민은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이날 롯데는 선발로 출전한 9명 타자 전원이 안타(시즌 세 번째)를 치며 투·타가 조화를 이뤘다.
반면 KIA 선발로 오래간만에 선발 등판을 가진 임기영은 2회까지만 5실점하는 등 초반 출발이 좋지 못했던 끝에 4⅓이닝 68구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해 패전을 안았다. 두 번째 투수 이준영이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분전했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 속에 빛이 바랬다.
타선은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다. 6회까지 5안타 무득점에 그치며 상대 선발 윌커슨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날 최원준이 2안타, 김도영 김선빈 한준수가 안타를 만들며 분전했지만 집중타가 나오지 않았다. 중심에 위치한 나성범 최형우 이우성 소크라테스가 동반 무안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롯데는 1회 1사 1,3루에서 레이예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에는 이정훈의 안타와 나승엽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서 유강남이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치며 4-0으로 달아났다. 이어 박승욱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는 윤동희의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했다. 롯데는 윌커슨의 역투 속에 안정적으로 이 리드를 지켰고 8회 손호영이 쐐기 솔로포를 터뜨리며 승리를 예감했다.
◆ 알드레드 광주에 떴다, 롯데는 타순 짜기가 쉬워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관심을 모은 선수는 단연 KIA의 부상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캠 알드레드였다. 알드레드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윌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계약하고 한국에 왔다. 최근 입국해 시차 적응을 마친 알드레드는 이날 경기장에 나와 새로운 동료들과 인사를 나눔과 동시에 간단히 캐치볼을 했다. 알드레드는 모든 동료들과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보여준다면서 한국에 온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아직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언제 첫 등판을 가질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이범호 KIA 감독의 설명이었다. 일단 알드레드는 5일 혹은 6일 불펜 피칭을 할 예정이다. 비자가 주중에 발급된다면 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할 수도 있다고 했다. 70~80구부터 시작해 두 경기 정도를 던지면 100구를 던질 만한 몸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비자 발급에 달렸다.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 데뷔가 다음 주로 밀리게 된다.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좌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이 감독은 최형우의 최근 타격 부진에 대해 좋은 시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시기도 있다면서 반등을 기대했다. 선발로는 임기영이 나섰다. 지난해에는 불펜으로만 뛰었던 임기영은 2022년 10월 6일 광주 LG전 이후 607일 만에 선발로 등판했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최근 흐름이 좋았던 애런 윌커슨이 선발로 등판하는 동시에 황성빈(중견수)-윤동희(우익수)-고승민(2루수)-레이예스(좌익수)-손호영(3루수)-이정훈(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윌커슨은 시즌 12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나 최근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43으로 호투했고 KIA전에서는 통산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로 잘 던졌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손호영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이정훈이 가세하면서 팀 타순을 짜기가 다소 수월해졌다고 인정했다. 이정훈에 대해서는 타격만 놓고 보면 팀 내에서도 높은 수준에 있다면서 다만 수비 포지션이 없어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 살아난 윌커슨의 역투, KIA만 만나면 펄펄 나는 유강남 ‘스리런’
경기는 최근 타격 흐름이 좋은 롯데가 초반을 주도했다. 1회부터 점수가 나왔다. 1사 후 윤동희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고승민이 잘 맞은 중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레이예스가 좌익수 방면 파울 지역에 타구를 날렸고, 경기 초반인 만큼 소크라테스는 이를 잡아 아웃카운트 하나와 점수를 맞바꾸는 정상적인 선택을 했다. 롯데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2회에는 4점이 터져 나왔다. 롯데는 1-0으로 앞선 2회 선두 이정훈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나승엽이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유강남이 임기영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3점 홈런을 터뜨려 순식간에 4-0으로 달아났다. 올해 유독 KIA만 만나면 장타가 불을 뿜는 유강남이 최근의 침체에서 벗어나는 홈런을 터뜨린 셈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은 롯데는 이후 박승욱이 중전 안타를 쳐 다시 기회를 만들었고, 1사 2루에서 윤동희가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5-0으로 달아났다. KIA가 롯데의 분위기에 휩쓸렸다.
KIA는 선발 임기영이 3회 안정을 찾았지만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1회 1사 후 김도영의 2루타로 만든 기회는 중심타자인 나성범 최형우가 살리지 못했다. 2회 2사 후 김선빈의 우전 안타도 산발로 끝났고, 3회에는 선두 최원준이 내야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박찬호 김도영이 범타로 물러난 것에 이어 나성범도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좀처럼 윌커슨을 공략하지 못했다.
0-5로 뒤진 5회에는 추격 기회도 놓쳤다. 1사 후 한준수가 중견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최원준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치며 1사 1,3루 추격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박찬호가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이때 홈 태그업을 선택한 3루 주자 한준수가 롯데 좌익수 레이예스의 정확한 홈 송구에 걸리며 아웃카운트 두 개가 한꺼번에 올라갔다. KIA의 힘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5-0으로 앞선 6회 선두 나승엽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윌커슨이 7회까지 85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든든하게 버틴 덕에 점수차를 유지하며 경기 종반에 이를 수 있었다.
롯데는 5-0으로 앞선 8회 쐐기를 박았다.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손호영이 김건국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KIA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후 나성범의 볼넷, 유강남의 몸에 맞는 공, 박승욱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황성빈의 병살타로 더 도망가지는 못했으나 경기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제 관건은 윌커슨의 완봉 여부였다. 윌커슨은 8회까지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93개였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은 물론 지난해에도 완봉은 없었다. 가장 근래 완봉은 2022년 6월 11일 kt 고영표(롯데전), 롯데의 마지막 완봉은 2021년 6월 4일 수원 kt전 박세웅이었다.
윌커슨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도영을 2루수 뜬공으로, 나성범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완봉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뒀다. 이어 최형우까지 잡아내면서 결국 완봉을 확정짓고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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