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도 없이 롤스로이스?…가해자 '돈줄' 따로 있었다

<앵커>

지난해 한 20대 남성이 약물에 취한 채 고급 수입차를 몰다가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뚜렷한 직업도 없던 20대가 어떻게 그런 비싼 차를 몰 수 있었는지 경찰이 조사해 봤더니 불법 도박으로 거액을 챙긴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약물에 취한 채 차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가해자 28살 신 모 씨.

문신을 한 젊은 남성이 일정한 직업도 없이 고급 외제차를 몰다 사고를 내면서 범죄 연루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 씨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했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30대 A 씨가 국내 총책으로 운영한 이 불법 도박 사이트는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두고 회원 8천여 명을 끌어들였습니다.

도박자금 규모는 8천6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신 씨는 도박 회원을 모집하는 국내 총판 역할을 했는데, 챙긴 돈이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강남 논현동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30살 홍 모 씨도 이 사이트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홍 씨가 이 사이트에서 도박을 했고, 특히 총책 A 씨와 수억 원을 주고받은 정황도 발견했습니다.

[이승하/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1팀장 : 총책과 같은 아파트에 똑같은 시기에 들어가서 친분이 상당히 있었고, 주고받은 자금에 대한 범죄수익 은닉에 대한 의심점에 대해서 (수사 중입니다.)]

홍 씨는 시계 사업으로 돈을 벌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경찰은 범죄 연관성이 있는지 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참가자 등 61명을 검거하고, 범죄단체 조직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신 씨 자금 추적 과정에서, 불법 리딩방 일당도 확인해 3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김태원 기자 buhwal@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