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살 나이에 한국전쟁에 자원했던 벨기에 참전용사 레이몽 베르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1933년생인 베르는 벨기에 군사학교에서 병장으로 진급한 1952년 한국전쟁 참전에 자원, 같은 해 부산에 도착해 1953년 12월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다. 그가 속했던 벨기에·룩셈부르크 대대(벨룩스 대대)는 1953년 2월 ‘철의 삼각지대’ 내 전략적 요충지인 김화 잣골의 주요 저항선에서 무려 55일 연속 이어진 중공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전공을 세웠다. 베르는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미군 대령이 우리 부대를 방문하고는 철수를 권유했지만, 당시 우리 지휘관이 ‘벨기에군은 한국인을 도우러 온 것이지 휴식이나 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거부했다”고 잣골 전투 당시를 회상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한국인과의 우정’을 참전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경험으로 꼽은 그는 “한국에 꼭 다시 가서 친구들에게 벨기에 초콜릿을 선물하고 싶은데 주치의가 건강을 지적하며 이번에 갔다간 살아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겁을 준다”면서 “한국에 가면 꼭 전우들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