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시라카와…“비결은 구속 10㎞ 올리기 훈련”
KBO리그 데뷔날 고척돔 방문
“선수 육성, 스카우팅이 매우 중요
기술보다 운동능력 강화에 집중”
구단 수입 늘리려 음식점도 운영
프로야구 SSG의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 케이쇼는 지난 1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시라카와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도, 한국의 과거 실업야구에 해당하는 사회인야구 출신도 아니다. 이보다 더 하위리그라고 할 수 있는 일본 독립리그의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던 선수다.
SSG 구단에 따르면 인디고삭스는 2005년에 창단된 독립리그 팀으로 지난해 소속리그 우승을 달성했으며, 2013년부터 11년 연속으로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에서 신인 지명 선수를 배출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SSG 외야수 하재훈도 미국 도전 실패 뒤 국내 복귀 직전까지 인디고삭스에서 뛴 적이 있다.
시라카와는 인디고삭스의 에이스 투수였다. 3년간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15경기 55.2이닝 4승3패 평균자책 3.56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SSG에 오기 전까지 6경기 29이닝 4승1패 평균자책 2.17(리그 3위), 31삼진(리그 2위)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 1일 시라카와의 KBO리그 데뷔전 때는 아라이 겐지 구단주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깜짝’ 방문했다. 팀의 스카우트를 겸하고 있는 아라이 구단주는 “스카우팅을 아주 중요시하고 있다”며 “선수 육성에 있어서 트레이너가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했다. 기술보다는 운동 능력 강화를 더 중시한다는 뜻이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투수의 구속이다. 아라이 구단주는 “시속 10㎞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하고 있고 우리 팀에 들어오면 평균적으로 10㎞ 가까이 더 빠른 공을 던지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시라카와도 최고 구속이 140㎞대 중반에 불과해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가 인디고삭스에서 10㎞ 가까이 올리면서 150㎞의 공을 던진다.
시라카와는 구속 증가에 대해 “비결은 타협하지 않는 것”이라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면서 구속을 더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훈련량이 대체로 많은 것 같다. 시라카와가 선발 전날에도 전력 투구로 공을 30개 정도 던지더라”고 전했다.
문제는 독립리그 팀의 ‘재정’이다. KBO리그는 여전히 독립적인 흑자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 독립리그는 더욱 열악해 사실상 ‘프로 도전 학원’ 역할을 하고 있다. 아라이 구단주는 “스폰서를 통해서 얻는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각적인 경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이 구단주에 따르면 인디고삭스는 야구뿐만 아니라 체육관과 음식점도 운영한다. SSG로 보낸 시라카와의 이적료도 구단 수입이다.
아라이 구단주는 원래 일본 고교 야구 전문 매체를 운영했다. 신문사가 독점하고 있던 고교 야구를 알리기 위해 ‘고교 야구 닷컴’을 개설했고 스마트폰이 보급될 때 인기몰이를 하면서 수익이 났다. 그리고 인디고삭스의 주식을 인수해 구단주가 됐다. KBO리그에 선수를 보낸 아라이 구단주는 “시라카와가 활약해서 또 다른 선수가 한국으로 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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