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선, 예상 밖 여권 고전에···증시 6% 가까이 폭락

전날 주요지수가 3% 가량 올랐던 것과 대조
루피화 가치도 이날 크게 하락

라지브 쿠마르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뉴델리 선관위 본부에서 총선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진행 중인 인도 총선 개표에서 출구조사 예측과 달리 여권이 크게 고전하자 인도 증시가 6% 가까이 폭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니프티50 종가는 2만1884.50으로 전날보다 5.93% 하락했다. 또 다른 주가지수인 센섹스도 전날보다 5.74% 빠진 7만2079.05로 장을 마감했다. 센섹스와 니프티50은 전날 각각 3.39%와 3.25%나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더 폭락한 셈이다.

전날 미 달러화 대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루피화 가치도 이날 크게 하락했다. 전날 달러당 83루피까지 내려갔던 루피/달러 환율은 이날에는 83.6루피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도 주가와 환율이 하루 만에 급등락하며 요동친 것은 이날 개표 상황이 앞서 발표된 총선 출구조사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출구조사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소속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주도하는 정치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이 하원 543석의 과반(272석)을 훌쩍 뛰어넘는 350∼40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증시는 반등했지만 이날 실제 개표에서는 NDA가 고전하자 증시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인도 방송사인 NDTV 집계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NDA가 우세를 보이는 선거구는 293곳으로 출구조사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NDA는 이번 총선에서 543석 가운데 400석 이상 획득을 목표로 삼았다.

반면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가 주도하는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2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INDIA는 출구조사에서 120여 석으로 나타났다. INDIA는 모디 정부와 비교해 시장경제 활성화 등 기업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등록 유권자 수만 9억7000만명이 달하는 인도 총선은 지난 4월 19일부터 6주 일정으로 진행됐다. 지난 1일 마지막 7단계 투표가 종료됐으며 이날 일제히 개표가 시작됐다. 최종 개표 결과는 이날 늦은 밤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