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 맞은 영국 보수당…고액 기부자들도 등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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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부진한 지지율을 보이는 집권 보수당에 고액 기부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간 보수당에 총 500만파운드(약 88억원) 넘게 낸 기부자 3명이 이번 총선에는 보수당에 기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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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부진한 지지율을 보이는 집권 보수당에 고액 기부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간 보수당에 총 500만파운드(약 88억원) 넘게 낸 기부자 3명이 이번 총선에는 보수당에 기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기부자는 실제로 보수당에 대한 여론이 얼마나 나쁜지 자체 여론조사를 해본 뒤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제1야당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 넘게 뒤처지고 있다.
유고브가 지난달 24일∼이달 1일 5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종전보다 222석 많은 422석을 확보하고 보수당은 232석 줄어든 140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조사대로면 노동당은 야권에 194석 앞선 집권당이 돼 1924년 이후 가장 큰 격차로 하원을 장악하고, 보수당은 1906년 총선 이후 최악의 참패를 하게 된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 그랜트 섑스 국방장관, 페니 모돈트 하원 원내대표 등 보수당 주요 인사들은 낙선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에 고액 기부자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노동당이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끌었던 1997년 총선과 비슷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결과를 받아 든 기부자 3명이 이번 선거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고, 또 다른 1명도 비슷한 결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명은 FT에 "기업가라면 투자 결정 전에 실사를 하게 마련"이라며 "제대로 된 투자가 무엇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위기에 몰린 보수당은 보수 유권자 표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평등법으로 보호할 성(性)을 생물학적 성으로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민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리시 수낵 총리는 3일 오후 성명에서 "연간 이민 건수에 상한선을 둠으로써 공공서비스를 보호하고 과도한 주거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과 공공의료에 필요한 인력은 여전히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이주민 수는 2022년 76만4천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68만5천명으로 감소했다.
수낵 정부는 그동안 석사 과정 유학생의 가족 동반 제한, 숙련 근로자 비자 발급 요건 강화 등 합법적인 이주민 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도입해 왔다.
이민 문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부터 이번 총선까지 주요 현안이 돼 왔다.
보수당의 이민 상한제 공약은 반(反)유럽연합(EU)·반이민을 기치로 내건 극우 성향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 나온 것이다.
패라지는 불출마 선언을 1주일 만에 번복하고 영국개혁당 대표이자 총선 후보로 복귀를 발표했다.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개혁당이 선전할 경우 보수표가 갈라질 수 있는 만큼 패라지의 복귀는 수낵 총리와 보수당에 악재로 꼽히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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