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감정 통할 때, 우리 마음은 어디로 갈까요”
죽은 엄마·식물인간 연인을 AI로 복원
‘가짜’와 영상통화로 교감하는 사람들
탕웨이와 ‘만추’ 이후 13년 만에 재회
수지·박보검·공유 등 호화 출연진 열연
그리움·사랑… 감정의 실제성에 대한 질문
“진짜 같은 가짜, AI가 관계 변화시켜”
탕웨이, 수지, 박보검, 공유, 정유미, 최우식. 5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랜드’는 이 호화 출연진을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작품이다. 원더랜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해 영상통화를 하는 서비스다.
영화는 이들의 사연을 통해 AI도 감정과 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 현실 속 진짜보다 이상적인 가짜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질문을 던진다.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태용 감독은 “AI가 직업을 뺏는 걸 넘어 관계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긍정적으로 볼지, 부정적으로 볼지 함께 얘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계와 감정 소통이 가능할 때, 진짜 같은 가짜가 우리를 혼동하게 만들 때 우리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가상세계 속 인간을 특별한 연출 없이 현실처럼 표현한다. 그러다 보니 죽거나 혼수상태인 이들과 영상통화하는 일상이 펼쳐지는 초반부는 다소 단조롭다. 관객이 영화를 계속 보도록 붙들어 맬 요소가 부족하다고 할까.
김 감독은 “상황과 감정으로 파편적으로 이뤄진 이야기이고 인과관계로 얽힌 얘기가 아니라서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행간들이 읽혀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원더랜드’는 겉으로는 기계적인 차가움이 없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영화이지만, 이면에는 많은 과학적 고민이 녹아 있다. 김 감독은 AI 전문가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에게서 몇 년간 조언을 구했다. 그는 “입자들로 구성된 데이터라는 콘셉트로 그래픽을 구현했다”며 “입자들의 세계를 표현하고, 입자가 뭉쳐서 사람도 나무도 되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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