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디지털 트윈 전문가' [최영순의 신직업 101]

2024. 6. 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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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AI가 허문 현실·가상의 경계

얼마 전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2년 이내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AI)이 등장할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AI의 궁극적인 목표가 '얼마나 인간만큼 똑똑한가'라는 비교에서 '얼마나 인간을 능가하여 더 똑똑한가'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기대를 갖게 한다.

기술의 진보는 이제 굳이 그 편리성이나 그 너머에 있는 위험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발전 속도가 더 가속되고 있고 우리의 상상을 실현시켜주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원더랜드'는 세상을 떠난 연인과 가족이 AI로 복원되어 다시 만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화가 가능하고 과거의 추억을 공유하고 여느 가족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만날 수도 안을 수도 없는, 가상의 세계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그리움이라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기술이 어루만져주고 이해해주어 잠시나마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을 잊는다. 실제로 머지않아 가족을, 또는 내가 마주하고 싶은 현실을 원하는 대로 구현해주는 서비스가 상용화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쯤엔 사람들이 진짜 가족을 만난 것처럼, 진짜 나의 삶인 것처럼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완전히 잊을 수 있을까. 삭제하고 복원할 수 없는 삶을 재부팅하거나 오류를 수정하여 최적의 행복시스템으로 완벽하게 살 수 있게 될까.

디지털 트윈의 광범위한 활용

현실 세계와 똑같은 삶을 예측해보고 시뮬레이션하게 된다면 어떨까. 디지털 세계에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 공간을 만드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곳곳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각종 정보, 공간, 장비 등의 특징을 쌍둥이처럼 그대로 복제구현하는 가상모델로서 물리적 시스템의 특성을 예측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고 현실에서 여러 제약으로 구현하거나 실험할 수 없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하여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찾아내고 정보를 고도화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이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통해 모니터링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트윈은 현실과 가상의 정보가 쌍방향으로 전달되고 모니터링되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여러 각도로 접목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데이터는 계속 업데이트되고 시스템에 반영되며 그 결과는 다시 실제 물리적 환경에 적용된다.

2010년 미국 나사(NASA)의 존 비커스(John Vickers) 박사가 명명하여 많이 알려졌으나 실제 나사에선 훨씬 그 이전부터 우주비행을 위한 쌍둥이 지상모델을 두어 시뮬레이션하였다.

우주항공분야를 비롯해 제조업, 건설, 전력 및 수자원, 자동차 산업, 스마트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헬스케어에서도 디지털 환자를 통해 신약테스트를 거쳐 실제 환자에게 투여 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도록 한다.

데이터, loT, AI 등에 대한 이해 필요

그렇다면 이런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각종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 및 분석, 인공지능의 적용, 물리적 실체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수학적 모델 개발, 그리고 시뮬레이션과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보안정책 수립 등 디지털 트윈 전문가의 업무영역은 첨단기술의 핵심을 관통한다.

또한 제조업에서부터 토목, 통신, 기계, 지리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 트윈이 응용되고 활용되는 만큼 각 전문영역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들은 별도의 플랫폼 전문업체, 또는 기업 내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한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별도의 학과로 개설되기보다는 융복합분야의 특성상 여러 전공에서 다뤄지고 있다.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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