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4억 아프리카와 TIPF·EPA 협상 개시…수출도 기대

세종=최민경 기자 2024. 6. 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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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친교 오찬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정부가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의 핵심인 아프리카와 경제협력을 본격화한다. 아프리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자원부국인 아프리카와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한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 간 조약·협정 12건과 양해각서(MOU) 34건이 체결됐다.

구체적으로 핵심광물협력 MOU 2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6건, 인프라·모빌리티 협력 MOU 3건 등이 체결됐다. 또 경제동반자협정(EPA) 2건에 대한 협상 개시 선언이 이뤄졌다.

TIPF는 상호 호혜적인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 그린, 디지털, 바이오 등 새로운 통상 이슈까지 아우르는 비구속적·포괄적 협력체다. 시장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와 달리 관세 협상을 배제한 채 실질적인 산업관계 심화를 추구한다.

EPA는 FTA보다 시장 개방 강도는 약하지만 에너지 공급망 협력 등 산업 협력을 강화한 형태다.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 차이가 커 FTA 효과는 크지 않지만 자원 부국이거나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국가가 체결 대상이다.

인구 14억 명, 국내총생산(GDP) 3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경제블록인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AfCFTA) 시장 확보에 나선 것이다. 2021년 1월 공식 출범한 AfCFTA는 아프리카 54개국이 가입한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이다. 이번 정상회의엔 쿠데타 등 정치적 이유로 초청이 불가능한 6개국을 제외한 48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현재 우리 전체 교역에서 한-아프리카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정부는 최근 자동차, 에너지, 플랜트, 소비재 등의 분야에서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이 지난달 발간한 '2024 아프리카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2년 4.1%, 지난해 3.1%, 올해 3.7%, 내년 4.3%로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높다.

인구도 증가하고 있고 핵심광물 등 자원도 풍부하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은 이미 아프리카 투자에 한창이다. 우리 정부가 경제협력 계기를 마련한 배경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대(對)아프리카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엔 17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무역(ICT·자동차·소비재·의료·기자재 등) △에너지·플랜트(교통·건설 및 에너지 분야 민간·공공발주처) △핵심광물(광업 분야 기업·기관) 등 총 3개 분야의 56여 개 기업이 한국을 찾아 170여 개 한국 기업과 수출 상담을 했다.

외교·통상 측면에서도 아프리카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프리카는 국제 무대에서 평화와 안보 의제 논의를 주도하고 있고 쟁점 사안에 대해 54개국 아프리카 연합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다.

우리 정부는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 문서들을 채택해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투자보장협정 등 법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 자유무역과 선진 관세행정 시스템을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유하면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 이행도 지원한다.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기 위해 약 14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입장에서도 우리 정부의 제안이 반갑다. 정부는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수준으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확대한다.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의 기후변화 위기와 식량·보건 위기에도 함께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한편 오는 5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무역협회가 주관하는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이 열릴 예정이다. 비즈니스 서밋은 '함께 하는 미래 : 공동 성장, 지속 가능성, 연대'라는 주제 하에 △산업화 및 투자 활성화 △교역 증대 및 일자리 창출 △식량 및 핵심 광물 안보 강화 △탈탄소 및 기후변화 대응 등 총 4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한국과 아프리카 정부, 기업, 전문가 등 400여 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한-아프리카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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