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째 말로만… “재외한인 플랫폼 도시 인천” [재외동포청 개청 1년]

김지혜 기자 2024. 6. 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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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센터·한상비즈니스센터 관련 핵심사업 하세월… 아직 논의 단계
전문가 “인력·예산 대책 마련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5일 부영송도타워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재외동포청이 출범한지 1년여가 지났다. 하지만 인천시민이 유치 당시 기대한 ‘재외한인 플랫폼 도시’로서의 모습은 허울 뿐이다. 전세계 750만 재외동포를 지원하는 ‘재외동포웰컴센터’와 재외동포의 사업을 돕는 ‘한상비즈니스센터’는 전문 인력은 물론 자체 사업 예산도 없는데다, 다른 연계사업 대부분도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5일 재외동포청 출범에 맞춰 ‘1천만 도시 프로젝트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시는 ‘재외동포들이 살기 좋은 재외동포 플랫폼 도시 인천’을 목표로 사회·경제·문화 분야별 연계 사업 등을 펼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이 계획의 핵심인 재외동포웰컴센터와 한상비즈니스센터는 아직 1년여가 지나도록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또 재외동포 지원을 위한 전문 인력도 없이 사실상 공무원 조직으로 꾸려지는 탓에 문을 열어도 지원 기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재외동포웰컴센터는 관광·의료·교육 등의 서비스를 인천지역 자원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전문 인력과 사업 예산이 없는 현재로서는 컨퍼런스룸과 공유오피스, 회의실·세미나실 등의 공유 기능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인천만의 재외동포 경제인에게 투자 관련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한상비즈니스센터도 마찬가지다. 당초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와 인천상공회의소 등이 맡는 방안이 유력했지만, 결국 시가 직접 운영한다.

이와 함께 당초 구상한 주요 연계 사업 대부분이 논의 단계에서 멈춰서 있다. 시가 재외동포들에게 제공할 ‘전자시민증’과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 발급’사업 등은 사업부서에서 1년 동안 검토 단계를 밟고 있다. 재외동포들에게 여객선 운임의 80%를 지원을 하는 사업 역시 조례 개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시가 재외동포청 유치 단계에서 강조했던 각종 마이스(MICE) 행사들은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 인천에서 단 1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없다. 앞서 시가 유치에 나선 ‘2024년 한인회장대회 및 세계한인의날 행사’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2024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와 ‘2024 세계한인차세대대회’ 등은 서울에서 치러지기도 했다. 시는 재외동포청 유치 타당성 검토를 통해 각종 MICE행사 등으로 인해 해마다 968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587억원의 부가가치효과를 기대했다.

김동원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외동포청 유치 당시 그린 청사진은 현재까지 전혀 기반조차 다져지지 않았다”며 “특히 가장 중요한 재외동포웰컴센터에 전문 인력 및 예산 등이 없다면 사실상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투자유치와 재외동포 지원 업무 등을 위해서 전문성 있는 기관에 위탁을 주거나, 인력 예산을 세워 충분한 조직으로 힘을 실어야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외동포 관련 업무를 지자체가 맡아서 하는 선례가 없다 보니, 빠른 속도로 추진하기 어려운 점은 있다”면서 “1년 동안 센터 설치를 위한 조례 제정 등의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무원 조직을 통해 센터의 기본적인 프로그램 구상을 마친 뒤, 센터의 전문 인력 채용이나 위탁 운영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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