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기획전 5번 찾은 이재용…삼성家, 3대 걸친 '노블리스 오블리주'
창업회장·선대회장·이재용 회장 3대 걸친 미술공헌 '눈길'
이재용 회장 5차례 관람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의 동아시아 불교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의 관람객이 4일 6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기획전은 '여성'을 주제로 한·중·일 불교미술을 조명한 세계 첫 전시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는 삼성가(家)의 예술 사랑이 녹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병철 창업 회장은 '민족문화의 유산은 모두의 유산'이라는 소신을 담아 1987년 호암미술관을 개관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2004년 리움미술관을 개관한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르기까지 삼성가의 한국 고유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은 주목을 받아왔다.
호암미술관이 3월27일부터 선보인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도 '이건희 컬렉션'과 함께 해외에 반출된 국내 중요 문화유산이 공개돼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도 외부 손님들과 5번이나 방문해 한국 문화예술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암미술관이 이번 기획전을 위해 준비한 기간만 5년에 달한다. 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 전남 순천 송광사부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보스턴미술관·클리블랜드미술관, 일본 후쿠오카박물관·민예관, 독일 쾰른 동아시아 미술관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작품을 빌려왔고 미국·일본·유럽 18곳에서만 52점을 대여했다.
삼성문화재단이 소장 중인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아미타여래도', '석가여래설법도' 등도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궁중숭불도', '자수 아미타여래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이 관심 있게 봤다는 '감지금니 묘법연화경'은 고려시대 최고위층 여성이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필사한 작품으로 처음 공개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함께 방문한 일행에게 이 작품을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돋보기'를 직접 시연하는 등 적극적으로 전시 미술품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호암미술관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1982년 4월 22일 개관했다. 해외에 유출되고 소멸될 위기에 놓인 귀중한 민족문화의 유산들을 수집∙보호하기 위해 미술관 뿐만 아니라 문화전반에 걸친 교육과 향유의 장을 구상하고자 하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의지로부터 시작됐다.
1982년 호암미술관 개관식에서 이병철 창업회장은 "그동안 따뜻한 애정을 갖고 문화재를 모으는 데 정성을 기울인 것은 그것이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고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가 되리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화재들을 영구히 보존하면서 감상과 연구에 활용되기 위한 문화의 공기(公器)로서 미술관을 개관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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