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연장 거듭하던 독일 오피스 빌딩 펀드, 결국 '도산'

트리아논 빌딩이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핵심업무구역 전경. 이지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이지스자산운용의 독일 상업용 부동산 펀드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지스는 '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에 대한 수시공시를 통해 "대출 유보 계약이 만기 도래로 종료됐다"고 알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업무 구역에 있는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펀드인데, 이지스는 펀드로 조달한 3,750억 원에 더해 빌딩 등을 담보로 현지에서 대출을 받아 트리아논 빌딩을 매입했다.

당초엔 빌딩 매각대금으로 대출을 갚을 예정이었으나 빌딩 가치가 하락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대두됐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며 공실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이지스는 지난해 12월,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디폴트 사유 발생에 따른 대주단의 대출금 회수(기한이익상실·EOD)를 임시로 유보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추가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대주단과 뜻이 맞지 않아 결국 EOD가 발생했다.

이지스는 "본건 대출 계약의 EOD 발생과 함께 현지법상 현지 특수목적기업(SPC)의 도산 사유가 발생했다"며 "추후 진행사항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시공시 등을 통해 지체 없이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산 절차는 사유 발생 시점으로부터 3주 이내 시작된다. 정확한 손실액은 대주단의 빌딩 처분 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설정액 3,750억 원은 기관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개인이 투자한 공모펀드로 조달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