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비철금속 제련업 세계 1위 넘어 신사업으로 `뉴 고려아연` 실현
제 2도약위한 외연 확장
2033년까지 신사업에 11조원 투자
2028년까지 구리 생산량 5배 확대
재생에너지·이차전지 등 기업인수
자원순환 사업 밸류체인도 강화
100년 기업 도약 '순항'
세계 최대 올인원 니켈제련소 준공
한화와 호주서 그린수소사업 추진
LG화학과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
현대차 배터리 소재 확보위해 투자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이 미래성장 엔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제 2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에만 미국 고철 스크랩 트레이딩 업체인 '캐터맨 메탈스'를 인수한 데 이어 호주 풍력발전소 맥킨타이어 지분 인수와 인천 송도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신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탄탄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이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일찌감치 한화와 LG에 이어 현대차 등 굴지의 기업들이 트로이카 드라이브 각 분야에서 협력하며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 공식화…10년간 11.9조 투자
고려아연은 몇 년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2022년 신재생 에너지·그린수소, 폐기물 리사이클링, 2차전지 소재사업 등 3대 사업을 바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경영을 공식화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비철금속 제련업으로 글로벌 1위에 올라서는 성과를 이뤄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신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 '뉴 고려아연'을 만들겠다는 게 최윤범 회장의 구상이다.
고려아연은 작년말 IR 행사에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오는 2033년까지 10년간 신사업에만 총 11조9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에 신사업 매출을 12조20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고려아연은 발 빠른 투자를 통해 이런 청사진을 현실화하고 있다.
우선 전세계 사업장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대표적으로 2021년에는 호주에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전문 기업 아크에너지를 설립하고, 이듬해 5월 호주 재생에너지 업체 에퓨론을 인수하며 외연을 확대했다. 작년 7월에는 한화임팩트, SK가스와 함께 한국-호주 수소 컨소시엄을 출범하고 2032년까지 연 100만톤 이상의 그린 암모니아를 호주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4억2300만호주달러(약 3800억원)를 들여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획득하는 등 적극적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윤범 "구리 생산 5배 확대"…자원순환·배터리 소재 박차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또 다른 축인 자원순환 사업 역시 순항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3만톤가량이던 구리 생산량을 2028년까지 15만톤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3월 미국에서 페달포인트홀딩스를 설립한 뒤 같은 해 7월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했다. 이 기업은 전자폐기물에서 유가금속으로 제련 가능한 중간재를 추출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올해 4월에는 총 5500만달러를 들여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글로벌 스크랩 메탈원료 트레이딩 기업인 캐터맨을 인수하고 자원순환 사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했다. 또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스틸사이클은 지난 2022년 9월 제강분진 리사이클링 업체인 지에스디케이(GSDK·현 스틸싸이클에스씨)를 인수하기도 했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제강분진 등 폐기물에서 아연 제련의 재료가 되는 조산화아연(HZO)을 생산한다.
2차전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황산니켈 연간 8만5000톤(니켈메탈량 환산 기준), 전구체 8만톤, 동박 6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2017년엔 배터리 핵심소재 전구체의 원료인 황산니켈 제조업체 켐코(KEMCO)를 설립했고, 2020년에는 전지박 제조업체 케이잼(KZAM)을 세웠다. 2022년 8월에는 켐코와 LG화학이 합작법인 형태로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울산에서 올인원 니켈제련소 기공식을 열고, 오는 2026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완공시 연간 약 4만2600톤 규모 황산니켈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순수전기차 약 100만대에 탑재 가능한 물량이다.
◇현대차·LG ·한화도 지지…100년 기업 도약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이미 업계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각 사업의 뼈대가 갖춰지기 시작하자 한화와 LG, 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줄지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존 제련 사업을 넘어 '뉴 고려아연'을 만드려는 최 회장의 구상에 대기업들이 베팅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2022년 한화임팩트의 북미 자회사를 통해 약 4700억원을 고려아연에 투자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청정 수소 풀밸류체인 구상과 고려아연의 신사업 비전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양사는 호주에서 대규모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그룹도 고려아연과 손을 잡았다. 고려아연과 LG화학은 사업 제휴를 목적으로 2022년 자사주를 교환했다. 양사는 지난 3월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자원 순환 체계 구축 프로젝트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이차전지 핵심 부품인 전구체를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작년 고려아연 지분 5%를 5272억원에 취득하며 신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해 고려아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양사는 니켈의 안정적 공급망 강화를 위한 포괄적 협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이런 적극적인 미래 시장 공략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10년 전 30만원대에서 현재 50만원가량으로 올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존 제련 사업의 탄탄한 성장을 바탕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성장을 더해 50년의 성과를 넘어서는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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