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은 청년들이 만들어 낸 ‘민주주의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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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청년의 피와 땀으로 일군 빛이라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6월 항쟁 37주년이 되는 해다.
국본은 그해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이어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조치가 발표되자 독재 타도와 직선제 개헌이라는 목표 아래 시민단체와 종교계, 학생운동권, 야당 정치인이 참여·조직한 사회운동단체로 6월 항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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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청년의 피와 땀으로 일군 빛이라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6월 항쟁 37주년이 되는 해다. 유시춘 교육방송(EBS) 이사장은 6월 항쟁 당시 지도부 격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 상임집행위원을 지냈다. 국본은 그해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이어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조치가 발표되자 독재 타도와 직선제 개헌이라는 목표 아래 시민단체와 종교계, 학생운동권, 야당 정치인이 참여·조직한 사회운동단체로 6월 항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다. 오는 10일 6월 항쟁 기념일을 맞아 한겨레와 만난 유 이사장은 국본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대연합을 이룬 여러 주체 중에서도 유독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
“연령별로는 20대 대학생부터 70대 노정객에 이르기까지, 지역별로는 제주에서 서울까지 직선제 개헌 쟁취라는 최소 목표를 이루기 위한 최대 연합 성격의 기구가 국본이었어요. 1987년 5월27일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발기인 대회를 연 뒤 거의 열흘 만에 전국 각 지부가 꾸려졌는데 정말 전광석화였습니다. 나중에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니, 그해 6월10일부터 6·29선언이 나오기까지 약 20일간 전국 36개 도시에서 500만 명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그 36개 도시의 공통점은 대부분 대학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유 이사장은 2003년 6월 항쟁 당시의 기억과 기록을 모아 ‘6월 민주항쟁’을 출간했다. 이 책 출간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청소년에게 한국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해 추진한 ‘역사 다시읽기’ 기획의 일부다. 2015년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축적한 당시 사진 등 자료를 추가한 개정판도 나왔다. 그는 “한동안 ‘헬조선’이란 말이 떠돌았는데, 한국은 헬조선이 아닙니다. 세계가 부러워 하는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라는 두 개의 과제를 반세기 만에 성취했어요. 앞 세대가 흘린 피와 땀이 이룩한 빛나는 성취가 오늘의 한국이라는 사실을 지금의 젊은 세대가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1987년 국본 상임집행위원 지내
2003년에는 항쟁 기록 책으로
“36개 도시에서 500만명 일어나
참여 도시 공통점은 대학 소재지”
이사장 연임하고 9월 퇴임 앞둬
업무추진비 문제로 압수수색 당해
“방통위서 일일이 소명하며 모욕감”
유 이사장은 2018년 9월 교육방송 이사장으로 선임돼 임기 3년을 마쳤고, 2021년 연임에 성공해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지난 6년 언론에 등장할 일이 거의 없었던 유 이사장은 퇴임 6개월을 앞두고 부쩍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 3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업무추진비 부정·부당 사용 의혹 때문이다. 유 이사장이 언론인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3만원이 넘는 식사를 접대(청탁금지법 위반)하고 주말이나 어린이날 등 휴무일에 제주와 강원 등 지역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권익위 발표 이후 유 이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의 해임 의결 전 청문에 이어 검찰의 압수수색(4월30일)까지 받았다. 방통위의 해임 청문과 검찰 압수수색의 결과는 모두 감감무소식이다.
유 이사장은 “마침 메모 등 당시 기록이 남아 있어 방통위에 가서 3만원이 넘는 지출 건에 대해 일일이 소명했는데, 그때 참 많은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교육방송 이사장직을 맡은 지난 6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1987년 국본에 참여하고, 그 경험을 책으로 남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마찬가지로 교육방송 이사장으로서 수신료 2500원 중 70원을 이비에스가 배분받는 이런 비합리적 현실을 알리고 개선하는데 힘쓴 것도 제 인생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제가 임기를 마치더라도 이비에스가 설립 목적에 맞는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언제든 아무런 직책 없이 백의종군하고 싶습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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