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만델라 당’ 30년 단독 집권 막 내려···라마포사 대통령 “연정 구성해야”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4. 6. 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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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를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단독 집권이 3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작년 말 신생 정당을 구성한 주마 전 대통령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겨냥해 "ANC가 돈을 훔쳐 매트리스 밑에 숨겨두는 범죄자들의 손에 넘어갔다"며 직격탄을 퍼부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직후 각 정당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통점을 찾아 남아공 최초의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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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실업률에 ‘부패 스캔들’까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과반 실패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IEC)에서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연설하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를 배출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단독 집권이 30년 만에 막을 내렸다.

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진행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의 최종 개표 결과 ANC는 전체 400석 가운데 159석을 차지했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 정책) 종식 이후 지난 30년간 치러진 7번의 총선 중 ANC가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87석,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세운 신생 정당 움콘토 위시즈웨(MK)가 58석을 얻으며 그 뒤를 이었다.

32%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격차 등 경제 문제로 집권당인 ANC가 민심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불거진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도 타격을 줬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그가 소유한 농장의 한 가구 밑에 숨겨져 있던 현금다발을 도둑맞았으나 그 출처를 감추기 위해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울러 6년 전 뇌물수수 의혹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주마 전 대통령의 반격도 영향을 미쳤다. 2018년 직에서 물러난 주마 전 대통령은 2021년 뇌물 사건 관련 증언 거부로 15개월 형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반발한 지지자들의 시위가 거세게 일면서 두 달 만에 가석방됐다.

작년 말 신생 정당을 구성한 주마 전 대통령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겨냥해 “ANC가 돈을 훔쳐 매트리스 밑에 숨겨두는 범죄자들의 손에 넘어갔다”며 직격탄을 퍼부었다.

이에 AMC는 집권 유지를 위해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최종 개표 결과 발표 직후 각 정당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통점을 찾아 남아공 최초의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좋든 싫든 국민들이 목소리를 냈다”며 “우리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선택과 바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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