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죽능6리 이장 잦은 교체⋯구멍 뚫린 마을행정력

송상호 기자 2024. 6. 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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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용인특례시 제공

 

용인특례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6리 이장직의 잦은 교체를 두고 마을 행정력에 구멍이 뚫려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4일 임명장을 받은 신임 이장 A씨가 주민들의 신임을 잃어 이장직 수행을 이어가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열린 죽능6리 주민총회에서 이장 탄핵 안건이 상정됐고, 당시 참석했던 주민 41명 중 과반인 26명이 이에 찬성했다.

해당 지역에 원삼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A씨가 주민을 기만하고 정보를 왜곡하는 등 마을 내 화합을 저해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A씨는 현재 용인시 통장·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근거해 공식 해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장직을 유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현재 원삼면에 A씨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죽능6리는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지난 3월29일 전임 이장 B씨는 주민들의 신임을 잃었다는 이유(용인시 통장·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 제6조1항4호)로 해임됐다(경기일보 5월1일자 인터넷).

이후 지난 4월28일 A씨가 선거로 선출된 뒤 1개월가량 지난 시점에서 또다시 이장직을 놓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 통장·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이장의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현재 죽능6리의 경우 B씨의 임기는 2023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1개월여간이었고 A씨는 임명장을 수령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탄핵 논의 및 해임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심지어 A씨는 B씨의 전임자였고, 두 차례 연임 이후 세 번째 임기 중인 2022년 12월 주민들의 신임을 잃어 탄핵 논란에 휩싸인 뒤 사임서를 제출했던 이력이 있다.

죽능6리는 원삼 일반산단 공사에 따른 주요 피해 경과지로, 폐기물 매립시설 등이 들어서는 산단 부지 경계와 인접해 있는 데다 공사 시 소음 및 분진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개발을 놓고 마을 주민들의 민원 수렴과 의사결정, 정책 논의 등 여러 사안에 대응하려면 마을 행정력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죽능6리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일 총회를 열고 마을자치회를 공식화했다.

윗마을·중간마을·아랫마을 각 3개의 위원회를 조직해 풀뿌리 자치 의사결정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마을자치회 관계자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수렴하고, 부정부패가 없게 하려면 마을자치회를 도입해 모든 절차와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A씨의 해임이 조속히 이뤄져야만,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마을 행정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삼면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A씨의 탄핵을 결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이와 별도로, 해임 절차는 자치법규 상에 나와 있는 근거 조항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니 주민들의 요구 사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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