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노조 "안면인식기 도입은 불법"…경영진 노동부에 고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 울산인권운동연대,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들이 4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출입 시스템(안면인식기) 도입을 놓고 HD현대중공업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사측 대표이사와 경영진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 울산인권운동연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4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면 생체인식기 설치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정규직을 제외하고 1만8000여 명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CCTV를 통해 상시로 감시, 통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병락 현대중공업지부 하청지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하청노동자들이 97% 동의를 했다고 얘기하는데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하청노동자 입장에서 고용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관리자의 협박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발적인 동의가 아닌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동의서가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사측이 지부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대표 등과 사전협의 없이 안전출입시스템(안면 인식)을 설치한 것을 근로자참여법 20조 위반으로 보고 있다.

또 근태관리 목적으로 출입시스템을 도입하고 생체정보를 수집한 것을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으로 보고, 노조나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94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근로자 안전 관리와 정확한 출입 여부 확인,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제도 도입과 정부 일자리 지원 사업 참여 등을 위해 적법절차를 거쳐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고발장을 접수한 뒤 저항을 상징하는 가면을 쓰고 투쟁을 결의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앞서 지난 4월에는 HD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가 안전출입시스템 80여 대를 무단으로 떼어낸 HD현대중공업 노조 간부 7명을 업무방해,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