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디지털·아날로그 균형잡힌 교육 이뤄지면 사회문제 해결 도움될 것"

박순원 2024. 6. 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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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대학 정규과목 기말고사 시험 국내 첫 SNS로 시행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서 최우수 도시로 뽑혀
지자체 과학 행정 지원 목표… 디지털 인식·태도 전환 중요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디지털 전문가'인 그는 매일 아침 아날로그 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앞으로 '100만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왠만한 정치인·연예인이 가진 힘보다 커질 것이다."

강요식(62·사진) 서울디지털재단(이하 재단) 이사장이 13년 전인 지난 2011년 4월 자신의 책 '소셜리더십'을 통해 밝혔던 내용이다. 그는 국내에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이 모호하던 때부터 일찌감치 소셜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2011년 6월 12일 단국대 겸임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정규과목 기말고사를 페이스북 그룹페이지를 통해 시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면서 사회관계망(SNS)을 통한 시험과 면접은 일상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정규과목 시험이 SNS를 통해 치러진 것은 이 사례가 국내 최초다. 당시만 해도 '모험적 도전'이었다. 그는 기말고사 당일 오후 온라인으로 시험 문제를 출제·감독하고 30분 뒤에 전남 순천시청을 찾아 SNS 활용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다. 기말고사 과정에서 종이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고, 공간을 뛰어넘었으니 이미 메타버스를 일상에 접목 시켰던 것이다.

강 이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전문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 활성화로 ESG경영·메타버스 같은 개념이 강조되고 있는데, 그는 이를 이미 2011년 부터 실천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2021년 10월에는 서울시 산하인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이후 조직 내 팀 이름부터, 자리 배치를 바꾸고 재편성했다. 틀부터 뜯어 고친 것이다.

재단은 서울을 '세계적 디지털 수도'로 만들기 위해 2016년 설립된 서울시 산하 출연기관이다. 디지털 혁신 솔루션의 해외진출 지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통한 서울시 과학행정 선도, 디지털 약자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통해 디지털 포용적인 스마트 도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강 이사장이 재단에 합류한 뒤 2022년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서 최고 영예인 도시전략 부문 최우수 도시로 선정됐다. SCEWC는 도시끼리 경쟁을 벌여 최우수 도시를 뽑는 대회 같은 것이다. 서울시는 60여개국·337개 도시가 참여한 가운데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당시 서울시의 수상은 이변이라고 평가받았다. 최종 후보엔 서울시를 비롯한 6개 도시가 이름을 올랐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 복원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수상에 무게가 쏠렸지만, 서울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강 이사장은 "서울시가 SCEWC에서 최우수 도시로 선정된 것은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기억"이라며 "서울시가 디지털 격차 해소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다양한 성과를 배출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회상했다.

재단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무총리 표창 등 상을 6개나 받았다. 재단이 경영평가·부패 관리 등 여러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덕이다. 덕택에 재단 임직원들은 2022년 이후 매년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다. 그가 합류하기 전 3년간은 없었던 일이다.

강 이사장이 재단에 합류해 확대한 대표적인 정책은 '어디나 지원단'이 있다.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로, 재단이 2019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어르신이 또래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기본 뼈대다. 교육하는 어르신을 선발하고 인원도 지속 확대하고 있어 노인 일자리 확대 측면에도 기여했다. 현재까지 강사만 630여명을 배출했고, 교육받은 인원은 4만8000명을 넘는다. 어디나 지원단은 서울시가 SCEWC에서 최우수 도시로 선정될 수 있었던 주 배경이 됐다.

강요식 이사장은 "정보기술 발달로 일상 속 많은 것들이 편리해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세대가 늘면서 디지털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포용 정책의 일환으로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 이사장은 오는 10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서울 스마트시티 엑스포'(Seoul Smart City Expo, SSCE)가 열리기 때문이다. SSCE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전시회다. 그간 서울시는 타 국가 전시회에 참여해왔다. 올해는 서울시가 자체 전시회를 최초 기획해 10월10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서울시 뿐 아니라 여러 지자체의 과학 행정을 지원하는 것도 강 이사장의 목표다. 그는 디지털 경영 성과를 통해 시민들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공무원 개개인의 실력도 증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재단은 △AI·빅데이터 기반의 공공서비스 개발 △디지털 격차해소를 통한 포용도시 구현 △스마트솔루션 기반 스마트시티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하는데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그는 디지털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전환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뿐 아니라 아날로그에 대한 중요성도 잊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2020년대는 가히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의 시대인데, 2000년대 출생자들부터는 책이나 펜보다 보다 휴대폰이 익숙한 세대"라며 "스마트폰 등 기기로 여러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사람과의 만남을 소홀히 여기는 현상이 이어져 세대갈등이 확산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과 아날로그 간 균형잡힌 교육이 이뤄진다면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아날로그가 비빔밥처럼 한데 버무려져 시너지를 창출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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