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구조 석유 매장 가능성 커 … 역대 탐사중 최대규모"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4. 6. 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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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유전 교차검증에 참여한 전문가들 평가
최저 35억, 최대 140억배럴
추산 차이 커 추가조사 필요
정확한 경제성은 시추 후 판단
현재 전체 광권 3분의 1 분석
3D탐사 안 한 지역 주목할 만

미국 액트지오가 수행한 경북 포항 석유·가스전 매장량에 대한 심층분석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교차 검증을 거쳤다. 교차 검증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지질학적으로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역대 최대 규모의 후보지를 찾았다면서 경제성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추가 탐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4일 과학기술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2월 미국 액트지오에 그동안 축적된 심해 탐사 자료를 분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분석 결과는 지난해 말에 받았다. 이후 약 5개월간 국내외 전문가들의 신뢰성 검증을 거쳤다. 동해 가스전 지역을 연구 중인 A 교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소속 연구원 등이 자문에 참여했다.

A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업계와 학계는 국내에서 석유와 가스가 부존할 가능성이 있는 지질구조를 계속해서 찾아왔다"며 "부존 가능성이 높은 지질구조를 지닌 지역을 찾고 시추하는 일을 이어왔는데, 이번 역시 그런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가 석유와 가스가 역대 최대 규모로 묻혀 있을 가능성을 갖춘 지질구조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 교수는 "구조의 규모가 크다는 측면에서 주목받은 것"이라며 "지난 30년간의 탐사 과정에서 발견된 구조 중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지역에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지질 조사와 지구물리탐사를 통해 석유의 집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파악하는 석유탐사를 거친 결과다.

지구물리탐사는 중력(자력)탐사를 통해 분지나 퇴적층 분포, 기반암을 확인하는 방법과 지진파 중 탄성파를 통한 탐사로 시작한다.

이번 발견도 먼저 영일만 일대를 탐사하면서 넓은 영역을 평면적으로 훑어 자원 유망 지역을 추정하는 2D 탐사가 기반이 됐다. 직선상에 배치된 지진 센서를 이용해 예상 매장 지역에서 얻은 지진파를 슈퍼컴퓨터로 받아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후 2D 탐사를 통해 추려낸 탐사 영역의 공간적 규모를 알아내는 3D 탐사도 진행했다. 3D 탐사는 주로 정밀탐사를 위해 진행하는데, 탐사측선 간격은 최대 50m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촘촘하게 진행한다.

다만 140억배럴이라는 분석은 현재 추산한 최대치다. 최저 추산 매장량은 35억배럴로, 최저와 최대 간 차이가 크다. 학계를 중심으로 추가 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질자원연구원 측에서도 교차 검증 때 추가 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근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후보 지역에 자원이 있을지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최소한 시추를 통해 자원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물리탐사에서 시추해봐도 좋겠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시추를 시작하는 것 자체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근상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는 "일단 시추를 통해 석유나 가스가 있는지 확인하고 최소한의 경제성을 판단하는 것이 맞는다"고 조언했다.

시추 과정에서 후보지가 늘어날 여지도 있다. 현재까지 분석을 마친 지역은 전체 광권 중 3분의 1 정도인 만큼 추가 탐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연말로 예정된 시추 일정이 최우선이지만 3D 탐사를 진행하지 않은 60% 이상 지역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자원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유망 구조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물리탐사에서 획득한 자료를 기반으로 시추 위치를 정하고, 직접 땅에 구멍을 뚫어 석유와 천연가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시추 위치는 물리탐사 때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액트지오가 시추 위치를 확정할 예정인데, 이 업체는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에 참여한 바 있다.

A 교수는 "시추를 하게 되면 퇴적층이 어떤 암질로 구성돼 있는지와 유체성분, 압력, 온도 등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정보가 있어야 현재 추정하는 유망성이 정확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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