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3년 전 ‘부실 서면진술서’···‘소환조사’ 불가피
당시 검찰 수사팀도 “소환 필요” 의견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의혹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이 김 여사를 서면으로 조사했지만 범죄 혐의가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최근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 안팎에서 김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2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범들을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여사가 거부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사팀은 김 여사를 서면으로 조사했다. 당시 수사팀은 주가조작이 이뤄진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질문했다고 한다. 다만 수사 보안 유지를 위해 구체적인 수사 내용에 기반한 질문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검찰의 서면 질의에 상당한 분량의 답변서를 보냈지만 수사팀은 답변 내용이 부실해 의혹이 충분히 풀리지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수사팀 내에선 김 여사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당시 수사 상황을 잘 아는 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만약 그때 소명이 충분히 됐다면 수사팀이 결정하지 않았겠느냐”며 “검찰이 지금까지 갖고 있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수사팀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지 못했고, 여전히 검찰이 이 사건을 쥐고 있는 건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김 여사가 이 사건으로 고발된 지 4년이 넘었지만 검찰은 처분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2월 1심 법원은 주가조작 주범으로 지목된 권 전 회장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소 3개의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됐다고 인정했다.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인지, ‘공범’인지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검찰은 8월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권 전 회장 2심 선고 이후 김 여사 수사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검찰 수사팀이 서면조사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김 여사 소환 조사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김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주변에도 김 여사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의 의지에도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특검 추진 여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행사 끝에 폐기된 김 여사 특검법을 이번 국회에 다시 발의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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