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다 구급차서 태어난 신생아 100명…산부인과 멸종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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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 분만사고가 났을 때 보상금 전액을 국가가 내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젊은 분만 의사들이 배출될 수 있을 겁니다."
분만 담당 의사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붕괴된 출산 인프라, 갈 곳 잃은 임산부, 절규하는 분만 의사들'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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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 분만사고가 났을 때 보상금 전액을 국가가 내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젊은 분만 의사들이 배출될 수 있을 겁니다."
분만 담당 의사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붕괴된 출산 인프라, 갈 곳 잃은 임산부, 절규하는 분만 의사들'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은 "산부인과 위기가 붕괴가 아닌 멸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산과 교수들, 개원의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 자체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전국 분만 기관(조산원 포함)은 470곳으로 2003년(1371곳)보다 65.8% 줄었다. 임산부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곳이 전국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출산 시 위험부담이 큰 고위험 산모는 느는 추세다.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많아지면서다. 2022년 평균 출산 연령은 35.7세(2011년 31.4세)였는데, 그중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33.5%(2011년 18%)에 달했다.
이런 고위험 산모가 연휴나 주말, 주중 저녁 등 '정규 진료 외' 시간에 출산 신호가 오면 분만 기관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다. 홍순철(고려대 안암병원) 한국모체태아의학회 산전약물분과위원장은 "고위험 산모 출산 시 △산과 △마취과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하는데, 분만 기관, 산과 의사 수 자체가 줄어든 현재 주말, 주중 저녁, 연휴에 이런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로 분만 기관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1년에 100여 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만 임상 현장만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에서 다시 후진국으로 내리막길을 가는 현실을 보고 있다"며 "주말 저녁, 연휴에 쉴 의사는 쉬더라도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분만 기관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지금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분만 인프라 붕괴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임산부들"이라며 "그들이 갈 곳이 없고, 그들을 돌볼 의료진이 없다는 건 모든 국민과 가정에 비참한 재앙"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분만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법을 전면 개정해, 보상 재원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현실적인 보상금 규모를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분만 수가를 분만 병·의원이 운영될 수 있는 합당한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홍순철 위원장은 "개원가에서 수가 180만원으로 어떻게 분만해왔나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제왕절개 수가가 2000만원(본인부담금 5%)은 돼야 젊은 의사가 산과 전문의로 지원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최소 10%라도 올려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 회장은 "산부인과 위기가 붕괴가 아닌 멸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민국 베스트 오브 베스트 분만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 자체가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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