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원대도 가능"…이통사 무한경쟁에 알뜰폰 '울상'

임유경 2024. 6.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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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2만~3만원대 5G 다이렉트 요금제 출시
약정 없고 결합·멤버십 혜택은 동일…MZ세대 인기
알뜰폰 가격 경쟁력 추락…"도매대가보다 요금 더싸"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동통신 요금제에서도 온라인 전용 가입상품인 ‘다이렉트’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 요금제보다 30% 이상 저렴하면서 결합 할인, 멤버십 할인 등 동일한 혜택이 적용되고, 약정이 없어 요금제 변경이나 해지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통신 3사가 앞다퉈 다이렉트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알뜰폰 업계 입지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서울 강남의 한 휴대폰 판매점의 이통3사 로고의 모습.(사진=뉴시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통신 3사는 5G 다이렉트 요금제를 개편하고 2만~3만원대에 데이터 5~6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놨다. KT(030200)가 지난 1월 다이렉트 요금제 ‘요고’를 출시하고 최저 3만원부터 총 13종의 요금제를 선보인 데 이어 SK텔레콤(017670)이 3월 2만7000원에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2만원대 5G 다이렉트 요금제를 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 2일 LG유플러스(032640)는 2만6000원에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5G 온라인 선불요금제 ‘너겟’을 선보이기도 했다.

통신 3사가 제공하는 다이렉트 요금은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반 요금제 대비 약 30%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SKT의 다이렉트 2만7000원 요금제는 3만9000원에 제공되는 ‘컴팩트 요금제’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월 요금은 30.8% 저렴하다. 일반 요금제에 선택약정(약정을 맺고 25% 할인)을 적용해도 다이렉트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5% 가까이 더 저렴하다. 약정이 없으므로 해지 또는 요금제 변경에 따른 위약금 발생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다이렉트 요금제도 일반 요금제와 동일한 결합 할인, 멤버십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T의 다이렉트 2만7000원 요금제에 결합할인을 적용할 경우(온가족할인 가족 그룹의 휴대폰 총 가입 연수와 인터넷 가입 연수 30년 이상) 최대 30%를 추가 할인받아 1만8900원에 이용 가능하다.

통신 3사가 다이렉트 요금제에 힘을 주는 이유는 젊은 층을 가입자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실제 통신 3사의 다이렉트 요금제 가입자 중 상당한 비중을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온라인 가입에 대한 허들이 낮아 경쟁력 있는 다이렉트 요금제를 내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통신 3사 입장에선 유통망 수수료가 들어가지 않아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만들 수 있고 고객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윈윈 상품으로, 앞으로도 다이렉트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신 3사가 2만원대 5G 다이렉트 상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알뜰폰과 무한 경쟁도 불가피하게 됐다. 알뜰폰 업체들은 통신 3사 온라인 다이렉트 요금제에 결합할인을 적용할 경우, 알뜰폰 도매대가가 더 비싼 ‘역전현상’이 생겼다며 울상이다. 예컨대 SKT는 다이렉트로 4만2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제공 중인데, 여기에 3회선을 결합할 경우 가격은 3만2000원까지 떨어진다. 알뜰폰 도매대가 3만2450원(기본요금 59%로 추정)보다 통신사 다이렉트 요금이 더 저렴해진 것이다.

알뜰폰 가입자 순증 규모는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 순증 규모가 1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전달 순증 규모 대비 28% 감소했고, 지난 1월과 비교하면 순증 규모는 80% 이상 낮아졌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다이렉트 요금제는 사실상 알뜰폰과 직접 경쟁하고 있는데, 가격차가 거의 없어지면서 알뜰폰 시장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신사들은 자율적인 가격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통신사 다이렉트 상품과 알뜰폰 간 경쟁이 건전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에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진입하면서 통신 3사도 좀더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사업자들 간 자율적인 요금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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