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감 고조에 최북단 주민들 '걱정'…군사합의 효력 정지(종합)

양희문 기자 이시명 기자 2024. 6. 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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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과 합의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북한 접경지역 주민들은 불안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백령도 주민 차태순 씨는 "9·19 남북 군사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소식의 뉴스를 접했다"며 "최근 북한의 GPS 교란으로 조업도 못했는데, 이제는 북한이 포를 쏘는 무력도발을 감행해도 가만히 있다가 당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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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오물풍선, GPS교란에 이어 이제는"
"10년 전 낙탄 떨어졌는데, 별일 없길 바라"
위에서 내려다 본 인천 옹진군 연평면의 모습.2024.01.08 ⓒ News1 이시명 기자

(인천·연천=뉴스1) 양희문 이시명 기자 = 정부가 북한과 합의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북한 접경지역 주민들은 불안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북한이 오물 풍선과 함께 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을 이어온 데다, 군사합의 효력 정지로 남북갈등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올해 1월 5~7일 350여 발에 달하는 북한 포탄이 떨어진 서해 최북단 바다 인근 주민들은 혹여나 유탄에 또 휘말릴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백령도 주민 차태순 씨는 "9·19 남북 군사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소식의 뉴스를 접했다"며 "최근 북한의 GPS 교란으로 조업도 못했는데, 이제는 북한이 포를 쏘는 무력도발을 감행해도 가만히 있다가 당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북한과 불과 10㎞ 떨어진 연평도에선 1999년과 2002년 1·2차 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및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했던 터라 주민들의 걱정은 더 깊었다.

연평도 주민 이인송 씨는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비슷한 일이 벌어져도 뭐라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최소한 방어기제로 작용했던 합의도 무력화되니 불안하기만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흥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김응철 씨도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최근 평소보다 50% 적은 꽃게를 낚아 올린 뒤 귀가해서 가계 유지에 충격이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군사합의 파기로 생사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푸념했다.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중면행정복지센터에 위치한 북한군 발포 '고사기관총탄 낙탄지'2024.06.04./뉴스1 양희문 기자

민간인통제구역과 불과 7㎞ 떨어진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주민들도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 마을은 2014년 10월 10일 북한이 대북전단을 향해 발사한 고사기관총탄 일부가 낙탄한 곳이다.

주민 A 씨(70대)는 "북한이 대인무기로 쉽게 도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최근 관계가 좋지 않으니 걱정되긴 한다"고 말했다. B 씨(60대)는 "북한과 관계가 나빠질 때면 불안하긴 하다. 저것 좀 봐라"며 북한 발사 고사기관총탄 낙탄지를 가리켰다.

중면 행정복지센터도 주기적으로 대피소 점검을 실시하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중면 관계자는 "매주 1회씩 대피소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28사단과의 핫라인도 하루 1회씩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3500여 개의 오물풍선을 우리나라로 보내고, 지난달 29일부터 닷새간 서해상에 GPS 전파교란 공격을 시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 우리 군은 북한의 적대행위에 상응하는 대처를 할 수 있게 됐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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