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수요일] 편하다

여론독자부 2024. 6. 4. 17: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사의 일이 저리 편할 줄은 몰랐다.

편한 건 도시 문명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따뜻한 물 언제나 틀면 나오고, 마당 가로질러 화장실 갈 일 없고, 아궁이 군불 넣을 일 없고, 산길 오르내릴 일 없으니 불편한 줄 모르고 살았다.

편한 걸 오래 사용하다가 지구 문명에 '불'이 붙을 줄 몰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현
[서울경제]

따뜻한 물 쓰기도 불편하고

화장실 가기도 불편하고

군불 넣기도 불편하고

산길 오르내리기도 불편하다

그렇게 불편을 오래 사용하다 보니

‘불’자가 떨어져 버렸다

산사의 일이 저리 편할 줄은 몰랐다. 편한 건 도시 문명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따뜻한 물 언제나 틀면 나오고, 마당 가로질러 화장실 갈 일 없고, 아궁이 군불 넣을 일 없고, 산길 오르내릴 일 없으니 불편한 줄 모르고 살았다. 그렇게 편한 걸 오래 사용하다 보니 편한 줄을 모르겠다. 불편을 오래 사용하면 ‘불’이 떨어질 줄 몰랐다. 편한 걸 오래 사용하다가 지구 문명에 ‘불’이 붙을 줄 몰랐다. 아니, 정말 모르고 있을까? 불편을 길들여서 편해지는 비방의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시인 반칠환>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