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편의점 오픈런’… 고물가에도 ‘펀슈머’는 인기

민영빈 기자 2024. 6. 4.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들이 사달라고 조른 동결건조 지구젤리를 드디어 샀어요. 아직 못 사신 분들은 OO초등학교 앞 편의점에 지금 가보세요."

4일 오전 10시 한 인터넷 맘카페에 동결건조 지구젤리를 샀다는 글이 올라왔다.

펀슈머(Fun+Consumer의 합성어)란 재미를 중요한 가치로 두는 소비자를 말한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3월 말 차별화 상품으로 출시한 동결건조 지구젤리의 연령대·성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40대 여성으로 40%에 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먹방 나온 편의점 제품 젤리 품절 대란
점보 도시락 라면 웃돈 중고 거래도
재미 추구하는 소비 행태 지속 전망

“아들이 사달라고 조른 동결건조 지구젤리를 드디어 샀어요. 아직 못 사신 분들은 OO초등학교 앞 편의점에 지금 가보세요.”

4일 오전 10시 한 인터넷 맘카페에 동결건조 지구젤리를 샀다는 글이 올라왔다. 재고 입고 시간에 맞춰 간 편의점에서 운 좋게 하나를 구입했다는 인증 글이었다. 최근 이 제품 먹방이 최근 초·중등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품절 대란을 겪고 있다.

이처럼 고물가에도 ‘펀슈머’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펀슈머(Fun+Consumer의 합성어)란 재미를 중요한 가치로 두는 소비자를 말한다.

GS25에서 출시한 '동결건조 지구젤리(왼쪽)'와 농심의 김치사발면처럼 생긴 삼성 갤럭시 버즈 케이스. /GS리테일·민영빈 기자

GS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3월 말 차별화 상품으로 출시한 동결건조 지구젤리의 연령대·성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40대 여성으로 40%에 달했다. 초·중학생 자녀들 사이에서 소셜미디어(SNS) 먹방 아이템으로 입소문이 나자, 소위 ‘편의점 오픈런’에 나선 부모들이 많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유정(11)양은 “먹방 유튜버들이 먹은 걸 나도 먹어보고 싶었다”며 “사기 어려워 엄마에게 부탁했고, 간혹 친구가 구했다고 하면 나눠 먹었다”고 했다. 이 제품은 젤리지만 기존의 쫀득거리는 식감이 아니라 사각거리는 식감으로 재미를 줬다고 한다. 인플루언서를 따라 하는 디토(Ditto) 소비 심리도 반영됐다. 디토 소비는 마찬가지라는 뜻의 영어단어에서 따온 말이다.

편의점들이 선보인 큰 크기의 제품도 펀슈머 현상의 일면이다. 컵라면부터 삼각김밥, 도시락 등 간편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두 손으로 들어야 하는 초대형(8인분) 크기의 제품들이 출시됐다. GS25의 ‘팔도 점보 도시락’을 시작으로 점보 라면 제품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인기를 얻었다. CU의 점보 삼각김밥, SPC의 크림대빵 등도 마찬가지다.

점보 제품에 소비자들이 열광한 건 재미와 함께 고물가 시대 가성비 추구와도 맞물려 있다. 취업준비생 한가희(25)씨는 “가성비로 따지면, 삼각김밥 하나를 먹는 것보다 초대형 삼각김밥 하나를 사서 여러 끼에 나눠 먹는 게 더 낫더라”라며 “처음에는 웃기려고 만든 건가 싶었지만, 하나를 사서 소분해 냉동해 놓고 먹을 때 해동한다. 식비를 한 달에 3만원 정도 절약했다”고 말했다. CU에서 출시한 슈퍼라지킹 삼각김밥은 기존 삼각김밥 4개로 구성되는데 가격은 5900원이다. 기존 삼각김밥 하나가 1500~1700원인 점을 감안하면 4개를 개별 구입하는 것보다 약 10% 싸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개 이상의 콘텐츠를 융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매시업(mash-up) 상품도 펀슈머 현상의 하나다. 직장인 최인혁(29)씨는 “농심 김치사발면 디자인의 갤럭시 버즈 케이스가 나오자마자 구입했다”며 “일상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면서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개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했다.

관련 업계의 펀슈머 공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브랜드 특유의 형식이나 경계를 허물고 의외성이 있는 조합에서 오는 재미와 신선함을 추구하는 게 최근 소비 트렌드”라며 “주제의 방향이나 범위 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펀슈머를 공략한 제품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