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떨어진 곳까지 약배달 척척 …"우리 병원 숨은 일꾼"

이호준(lee.hojoon@mk.co.kr) 2024. 6. 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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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일경제가 찾은 경기도 안양 한림대성심병원에서는 걸음을 재촉하는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 사이를 로봇들이 누비고 있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다.

의료진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한림대성심병원은 2022년 병원에서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림대성심병원에서는 안내 로봇, 방역 로봇, 비대면 진찰용 로봇, 실외 배송용 로봇 등 총 7종의 로봇 73대를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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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한림대성심병원 가보니
방역·배달 로봇 73대 도입
사람이 하던 단순업무 대체
2년만에 3만건 넘게 처리
안양 한림대성심병원 직원이 배달 로봇 '개미'에서 서류를 꺼내고 있다. 이호준 기자

"처음에는 '로봇이 과연 우리 일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며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지금은 '로봇 없이는 일을 못 하겠다'면서 찬사를 보내고 있죠."(이미연 한림대성심병원 센터장)

최근 매일경제가 찾은 경기도 안양 한림대성심병원에서는 걸음을 재촉하는 의사와 간호사, 환자들 사이를 로봇들이 누비고 있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다. 의료진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한림대성심병원은 2022년 병원에서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입 의도는 단순했다. 손이 많이 가지만 전문성은 필요 없는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보자는 것. 이미연 센터장은 "의사로 일하면서 의료인들의 업무 중 의료 지식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단순 반복적인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 로봇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2022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로봇의 누적 사용 건수는 무려 3만1267건에 달한다. 도입 초기인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는 총 3689건에 불과했지만, 작년 들어 로봇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작년 1월 1098건을 시작으로 5월 1771건, 7월 2320건, 11월 2263건, 12월 2305건을 기록했다.

여러 로봇 가운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건 실외 배송용 로봇인 로보티즈의 '개미'다. 한림대성심병원은 크게 본관과 별관 건물로 구분돼 있다. 본관과 별관은 자동차 운행도로로 분리돼 있다. 로봇 도입 전에는 약제나 서류 등을 전달해야 할 때 직원들이 직접 두 건물 사이를 오가며 배송했다. 걸어서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 넘었다. 이런 불편함에 대해 시정 요구가 빗발치자 올해부터 전격적으로 개미를 사용해 실외 배송 업무를 맡겼다.

앱을 통해 조종하는 개미는 사전 매핑을 통해 경로를 설정해놓고 앱상에서 목적지를 입력하면 로봇이 출발한다. 개미가 약제와 서류 등을 배송하는 한림대성심병원 본관에서 제2별관까지 300m 코스를 기자가 한번 따라가봤다. 해당 코스는 병원 내부처럼 평탄하고 매끄러운 길이 아니라 휠체어나 구급차가 지나가고 인파도 붐비는 복잡한 도로다.

처음에는 '과연 로봇이 사방을 살피면서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기우로 드러났다. 개미는 앞에 사람이 있으면 "지나가겠습니다"를 나지막하게 외치고, 언덕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며 시각장애인용 점자 블록 위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달려 있는 센서로 신호등을 감지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등 사람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림대성심병원에서는 안내 로봇, 방역 로봇, 비대면 진찰용 로봇, 실외 배송용 로봇 등 총 7종의 로봇 73대를 가동 중이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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