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홍남기 前 부총리, 채무비율 전망치 축소·왜곡"
[앵커]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직 당시 국가채무비율 전망을 축소하고 왜곡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사원은 당시 여러 차례 실무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홍 전 장관의 지시와 담당 국장 묵인 아래 비위 행위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김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년 전, 당시 문재인 정부는 국가재정법 규정에 따라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성장률 하락 추세 등을 고려해 미래의 국내총생산 대비 채무비율을 산정한 건데, 2060년엔 두 자릿수인 81.1%로 예측했습니다.
[홍남기 /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지난 2020년 9월) : 향후 총지출 증가율은 경상성장률 수준을 고려하여 적정수준이 모색되도록 하는 등 중기적으로 재정 건전성 관리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한 달여 뒤, 국정감사에서 계산 과정에 이상이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고 당시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작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윤희숙 /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지난 2020년 10월) : 저걸 인위적으로 찌그러뜨려서 2060년에 80%가 나오게끔 한 거죠. 다른 가정들도 굉장히 낙관적입니다만….]
감사원은 이 같은 의혹 등을 토대로 지난해 3월 감사에 착수했고, 1년 3개월여 만에 당시 계산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홍남기 전 장관 지시로 애초 세 자릿수였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두 자릿수로 내려갔다는 겁니다.
감사원은 당시 기재부가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153%와 129%, 2가지 안으로 나눠 전망한 수치를 보고했고,
이를 들은 홍 전 장관이 '국민이 불안해한다'며 두 자릿수로 낮출 것을 지시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홍 전 장관이 구체적 방법을 제시했다고도 덧붙였는데,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에 상한선을 씌우는 방식으로 계산 전제를 바꿔 GDP 대비 채무 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실무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홍 전 장관은 왜 불가능하냐며 재차 지시를 내렸고, 담당 국장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지난 정권에서 유독 국가정책 추진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면제 심사가 너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감사원은 홍 전 장관이 퇴직한 만큼 재취업 등에 불이익을 주는 인사 자료 통보 조치를 했고 수사 의뢰는 하지 않았습니다.
YTN 김문경입니다.
영상편집 : 서영미
디자인 : 이원희
YTN 김문경 (mk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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