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 논란 印尼 제지사, 모나리자 화장지 인수...국내 업계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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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 제조사인 모나리자와 쌍용C&B를 인도네시아의 제지회사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가 인수했다.
이번 모나리자, 쌍용C&B 인수로 APP는 화장지 완제품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화장지 업계 관계자는 "모나리자와 쌍용C&B 매각이 10년 가까이 걸린 것은 APP의 값싼 원단이 범람해 국내 업계의 수익성이 떨어져 아무도 사지 않으려 했기 때문인데 APP가 인수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국내 업계 전체를 잠식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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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내며 본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국내 업계, 덤핑 제소 추진
미국,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이미 반덤핑 규제
100% 펄프 제품이 재생 화장지보다 저렴...자원 순환 생태계도 타격 입을듯
화장지 제조사인 모나리자와 쌍용C&B를 인도네시아의 제지회사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가 인수했다. APP는 해외에서 이미 반덤핑 규제를 받았고, 국내에서도 덤핑 의심을 받는 회사라 국내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이날 APP는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에게서 모나리자와 쌍용C&B의 대주주인 MSS홀딩스의 지분 100%를 4200억원에 매입했다. 모나리자와 더불어 쌍용C&B도 '코디' 브랜드의 화장지, 미용지, 키친타올, 핸드타올, 냅킨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APP는 글로벌 매출 10위의 인도네시아 종합 제지회사다. 한국에서는 30여년 걸려 자랄 나무가 6~7년이면 속성수로 자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글로벌 시장에 화장지의 원단을 공격적으로 판매해왔다. 한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원단은 약 60만톤으로, APP는 2022년 8만여톤, 지난해 11만여톤을 공급했다.
화장지는 원단을 크기에 맞게 단순 제단, 포장해 만든다. 그동안 APP는 국내에서 화장지 원단만 판매했다. 한국법인인 GUTK(그랜드 유니버셜 트레이딩 코리아)가 원단을 화장지 가공 업체들에 판매하는 식이었다. 이번 모나리자, 쌍용C&B 인수로 APP는 화장지 완제품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국내 화장지 원단 업계는 APP의 덤핑 제소를 추진 중이었다(관련 기사 : [단독]물러날곳 없는 중소제지사...글로벌 10위 印尼회사 '덤핑' 제소). APP가 국내 업계를 고사시킬 목적으로 의도적인 덤핑을 한다고 의심했고, 국제통상 전문 컨설팅사와 수개월 협업해 APP가 원단을 한국에서 본국보다 싼 가격에 납품한다는 근거를 수집했다. 한국법인이 2020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내면서 원단 공급은 꾸준히 늘리는 점도 의심을 키웠다.
미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도 APP에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 세이프가드(수입 제한)를 부과한 이력이 있다. 한국 정부도 2004~2010년 APP 백상지에 7.7%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인수로 APP의 덤핑 우려는 화장지 완제품 업계로 번졌다. 화장지 업계 관계자는 "모나리자와 쌍용C&B 매각이 10년 가까이 걸린 것은 APP의 값싼 원단이 범람해 국내 업계의 수익성이 떨어져 아무도 사지 않으려 했기 때문인데 APP가 인수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국내 업계 전체를 잠식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원 재활용 체계가 망가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국내 화장지의 약 35%는 펄프에 종이자원(폐지)을 혼합해 만든다. 종이자원을 많이 쓸수록 화장지의 가격이 싸진다. 하지만 APP는 지리적 이점 덕에 원단을 100% 펄프로 생산해도 국내 혼합 원단 화장지와 가격이 비슷하다.
APP가 화장지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면, 원단을 가져다 가공해 팔던 200여 가공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APP의 침투에 국내 업계가 무너지면 나중에 극심한 화장지 품귀 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대만은 중국산 저렴한 화장지 원단에 시장이 잠식당해 현지 제조사들이 고사하고 코로나19(COVID-19)와 펄프 가격 급등으로 원단 공급이 끊기자 화장지 품절대란을 겪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자원을 납품하던 재활용업체를 비롯해 화장지 업계 전반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인도네시아 원단으로 만든 화장지는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데 가격이 매우 저렴하니 국내 업계가 가격 경쟁에 밀려 고사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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