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페이커는 되고 BTS는 안되고…체육 병역특례 논란 근본적 해결방안은 없나
논란은 신임 병무청장의 취임사부터 본격 점화됐다. 김종철(59) 병무청장이 지난달 13일 병역 의무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예술 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면서부터다.
김 청장은 취임식에서 "지금 우리 앞에는 예술 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병역특례) 제도 개선 추진과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확보 문제 등 새로운 해법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공정해야 하지만 특히 병역의 의무는 공정성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위선양하는 각 분야의 글로벌 스타로 손흥민(스포츠), BTS(대중문화), 페이커(e스포츠)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손흥민과 페이커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를 받는 대상인 반면, BTS는 그렇지 못하다.
BTS 멤버들이 빌보드 차트 1위 등 국위선양에 막대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 예술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병역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서, 잠잠했던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병무청에서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내세워 병역 특례 제도 개선 추진을 화두로 던진 것이다.
불똥이 특히 스포츠로 튀면서 체육계도 본격적인 병역 특례 논란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가 스포츠정책위원회가 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개최한 제31차 스포츠 정책포럼에서 체육 관계자들이 모여 체육 요원 병역 특례 제도의 쟁점과 현황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 주자로 나선 김한범 한경국립대 웰니스 산업융합학부 교수는 "BTS 군입대 문제와 결부되어 현 시점 체육인 병역 혜택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고, 거기에 간혹 발생하는 운동 선수들의 병역 혜택을 둘러싼 논란들이 이야깃거리를 더하게 되면서 논란이 증폭된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BTS의 경우 대중 문화 예술인에 대한 병역 특례를 오히려 확대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에 가깝다"며 체육인 병역 혜택의 유지 필요성에 관해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병무청이 내세우고 있는 인구 절벽에 따른 병역 자원 확보 문제는 1년에 많아야 수십 명에 불과한 체육 요원들을 포함 시킨다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산업기능 등 다른 분야의 요원들에 비교해 그 중요성이 결코 떨어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체육인의 병역 특례를 축소 시키는 방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도입된 지 벌써 50년이 지난 병역 특례 방식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메가 이벤트의 일회성 메달 획득보다는, '누적 점수제' 등을 통해 수혜 종목의 다변화와 공정성을 보다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노용구 정책실장은 "체육 요원 선발 과정의 기회 균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누적 점수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각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에게 일정한 점수를 부여하고 특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사람을 체육 요원으로 편입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포럼에 참석한 이에리사 국가 스포츠 정책위원장은 "민감한 현안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만약 이 제도가 없어진다면 대안이 있는가를 묻고 싶다. 다른 분야와 달리 운동 선수는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병역 특례 제도는 체육계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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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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