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태양광발전이 재생에너지 해결할 수 있을까

김만기 2024. 6.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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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후변화 위기를 막기 위해 세계 여러나라들이 화력발전 대신 태양광발전 같은 신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습니다. 모두가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모습이죠.

그런데 태양광 발전 같은 경우 발전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넓은 땅에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해야 합니다. 땅이 넓은 나라는 가능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농업이나 임업을 하는 지역에 설치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더군다나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진행하는 것은 안되겠죠.

영국 연구진이 호수나 저수지에 태양전지판을 띄우는 '부유형 태양광발전'을 설치해 부족한 재생에너지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일부 국가들은 부유형 태양광발전으로 나라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국 요크셔 데일즈 국립공원에 있는 랭스웨이트 저수지에 설치한 부유형 태양광발전 시설. 자일스 엑슬리 제공
■전세계 6만8000개 호수·저수지에 설치 가능
영국 뱅거대학과 랭커스터대학 등의 연구진은 전 세계 부유형 태양전지판을 설치할 수 있는 면적과 여기에서 일일 전력 생산량을 계산했습니다.

그결과, 6만8000개의 호수와 저수지에 태양전지판을 띄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죠. 전력 생산량은 고도와 위도, 계절에 따라 변하지만 총 생산량은 1302TWh(테라와트시)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3년 우리나라 전력 생산량인 579.9TWh보다 2배가 넘습니다.

연구진은 부유형 태양전지판 설치 가능성이 높은 호수와 저수지만 골라 전력 생산량을 계산했습니다. 보호지역이 아니면서 인구 밀집 지역에서 10㎞ 이상 떨어지지 않은 곳이며, 매년 6개월 이상 바닥을 들어내거나 얼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또 호수와 저수지 표면적의 10%, 최대 30㎢에 해당하는 부유형 태양광발전을 기반으로 출력을 계산했습니다.

영국 뱅거대학의 아이스틴 울웨이 박사는 "부유형 태양전지 배치의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설치 기준을 적용했음에도 일조량이 높은 저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북유럽 국가에서도 전반적으로 이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수치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파푸아뉴기니와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 5개국은 부유형 태양광발전으로 전체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또 볼리비아와 통가는 각각 국가 전체 전력 수요의 87%와 92%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주로 아프리카, 카리브해 지역, 남미, 중앙아시아 등 많은 국가에서 부유형 태양광발전을 통해 연간 전력 수요의 40~70%를 충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외에도 유럽의 핀란드가 전력 수요의 17%, 덴마크는 7%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연구진의 국적이 영국인 만큼 영국에서도 얼마나 가능한지 계산을 했습니다. 그결과 연간 2.7T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영국 전체 전력 수요의 1% 미만이지만,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 추정치인 2700㎾h를 기준으로 약 10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입니다.

한국동서발전이 강원도 양구 소양강댐 상류에 설치한 8.8㎿ 부유식 태양광 설비. 한국동서발전 제공
■장단점 살펴보고 우리도 생각해봐야
현재 영국에는 부유형 태양광발전소가 많지 않지만, 런던 근처 퀸 엘리자베스 2세 저수지에 가장 큰 6.3㎿급 부유식 태양광 발전소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부유형 태양광발전소가 땅위에 설치하는 태양광발전 시설보다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다른 용도로 토지를 활용할 수 있고, 물 위에 태양광 전지 패널을 설치해 더 시원하게 유지함으로써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햇빛과 바람으로부터 호수 표면을 보호함으로써 물이 증발해 저수량이 감소하는 것도 일부분 막을 수 있다는 거죠. 이와함께 햇빛을 막아줘 녹조가 생기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장점이 있지만 아직 부유형 태양광발전이 활성화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유형 태양광발전 시설 배치를 결정할때 수역의 기능과 사용방법은 물론 잠재적인 생태학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울웨이 박사는 "우리는 부유형 태양광 패널이 다양한 조건과 위치에서 자연 호수 내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부유형 태양광 발전을 통한 잠재적 이점은 분명하므로, 이 기술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께 연구한 랭커스터대학의 알로나 암스트롱 교수는 "부유형 태양광발전은 많은 잠재력이 있다"며 "넷 제로 뿐만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자연, 사회에 대해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태양광발전과 풍력 등을 포함한 신재생 전력 생산비율이 2023년 기준 10%도 되지 않습니다. 얼마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에서 발표한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재생 발전을 2023년 연간 56.7TWh에서 2038년 230.8TWh로 총 발전량 중 32.9%까지 늘리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일부 부유식 태양광발전 시설이 있습니다. 한국동서발전이 강원도 양구 소양강댐 상류에 설치했죠. 태양광발전소를 짓기에 국토 면적이 넉넉치 않아 우리도 부유식 태양광 발전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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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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