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재산분할 재원 1순위 ‘SK실트론 매각’도 ‘산 넘어 산’
재원 마련 1순위 ‘SK실트론’ 거론
최 회장 지분 6000억~8000억 추정
주식 질권 해제·양도세 부담 ‘난제’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의 항소심 선고가 나오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분할 재원 마련안이 주목받고 있다. 항소심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1조4000억원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해야 한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매각이 재원 마련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주) 주식을 담보로 SK실트론 지분을 취득했기 때문에 매각 과정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양도소득세 부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 기업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에 주로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 1조9865억원, 영업이익 37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762억원, 영업이익은 417억원이다.
최 회장은 2017년 SK(주)가 LG(주)에서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29.4%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TRS는 자산을 직접 매입할 수 없는 투자자를 대신해 증권사가 기초자산을 매입하는 계약이다. 투자자는 자산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취하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받는다. 통상 증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돈을 대지만 실질적인 소유자는 투자자인 셈이다.
최 회장은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만든 SPC인 ‘키스아이비제십육차’(지분 19.4%), ‘더블에스파트너쉽2017의2’(10.0%)와 TRS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최 회장의 지분 가치는 2535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치는 6000억~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TRS 계약 당시 최 회장은 SPC에 SK(주) 주식을 질권으로 설정했다. 질권 설정이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주식 등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SPC가 자금을 투입해 SK실트론 지분을 대리 매입하고, 최 회장은 SPC에 SK(주)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다. 지난 4월12일 기준 SK(주) 주식 4.33%가 SPC에 질권으로 설정돼 있다.
이에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질권 설정부터 풀어야 한다. 구체적인 TRS 계약 내용은 알려진 바 없지만 통상적이라면 최 회장이 SPC에 현금을 지급하거나 SK(주) 주식을 줘야 한다. SK실트론 주식을 매각해도 최 회장이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제값을 주는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있다. SK실트론은 웨이퍼 기업이란 업종 특성상 매각 협상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다. 최 회장이 지분을 팔아도 나머지 지분은 SK(주)가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 적극적으로 인수할 요인도 크지 않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시간상으로 쫓기는 쪽은 최 회장이라 매각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실트론이 제값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해도 세금 부담이 적지 않다. 현행법상 대주주는 3억원 이상의 주식양도 차익에 대해 27.5%(양도소득세 25.0%, 지방소득세 2.5%)를 납부해야 한다. SK실트론 현재 지분가치를 7000억원으로 추산할 경우 세금으로만 1220억여원을 내야 한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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