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휴전안 걸림돌은 하마스뿐”?···네타냐후 ‘딴소리’, 이란은 ‘어깃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측 제안’이라며 공개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6주 휴전엔 열려 있으나 종전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면서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도 휴전안에 사실상 반대하며 협상 타결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완전한 정전과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구호를 막는 유일한 장애물은 이제 하마스뿐”이라는 입장을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와의 통화에서 밝혔다고 백악관이 보도자료에서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제시한 조건을 이행할 준비가 됐으며, 전체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도록 미국과 중재국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하면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구호를 막을 뿐이라고 압박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휴전안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이 보다 영구적인 협상에 열려있으며, 휴전안이 “지속적인 정전과 모든 인질 석방을 위한 로드맵”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일부 수용’이라는 입장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온도 차를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안 1단계인 일시적(6주) 휴전엔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도 만약의 경우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재개할 자유는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 표현에 따르면 휴전안에 대한 ‘신중한 지지’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크네세트(의회) 비공개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협상안은 전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이스라엘이 제시한 안과 차이가 있다”며 휴전안 내용이 생략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초에 이스라엘은 휴전안에 ‘하마스 궤멸’ 목표를 담았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13일 미 의회 연설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스라엘은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공식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어깃장을 놓는 배경으로는 국내 정치 상황이 거론된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극우 정치인들이 휴전안 수용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연정의 극우 성향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하마스의 완전 제거라는 전제 없이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 연정은 4명만 이탈해도 과반 의석을 잃는데, 두 사람이 이끄는 정당은 도합 13개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협상 당사자인 하마스 상황도 분명하지 않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이 휴전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수용을 공식 발표한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하마스의 ‘뒷배’인 이란의 알리 바게리카니 외교장관 대행은 “미국인들이 정직하다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방안을 제안하는 대신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휴전안을 일축했다. WSJ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쟁 종식의 서면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이스라엘과의 입장 차도 분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3단계 휴전안은 1단계로 6주간 완전한 정전과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일부 인질(여성, 노인, 부상자) 교환, 2단계 생존 인질 전원 교환과 가자지구 전역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3단계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하마스의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을 제안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해당 휴전안에 대해 전폭 지지 성명을 냈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요르단, 이집트 등 아랍 5개국 외교장관도 휴전안 지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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