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무포장’ 선별·포장비 절감…가격 안정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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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농산물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무포장(벌크) 유통을 확산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산지 포장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했고, B유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농산물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원하는 수량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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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출하비용 중 70%나 차지
정부 “벌크 판매로 생산비 낮춰”
농협, 내달말 햇사과부터 적용
업계 “원물 살필 관리인력 필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산물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무포장(벌크) 유통을 확산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산지에선 선별·포장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농자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소비지의 품질관리 부담이 증가하고 산지 브랜드가 묻힐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 사과 출하단계 비용 중 선별·포장비 69.4%=소비지 유통환경이 세분화하면서 농산물 규격도 달라지고 있다. 산지로선 소비자 요구에 맞춰 규격을 달리하다보니 선별·포장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작용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농식품부에 따르면 사과 출하 비용에서 선별·포장 작업비가 24.7%, 포장재비는 44.7%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혜영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절감 비용은 산지마다 다르겠지만, 3개들이로 포장된 사과 한봉지 가격을 1만원이라 쳤을 때 540원의 선별·포장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올 하반기에 농협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사과·양파 등의 벌크 판매를 우선 추진한다. 다른 참여 유통업체에도 할인 등 우대 정책 지원을 펼친다. 생산자단체·유통업체·소비자단체 간 업무협약을 맺도록 해 ‘포장재 줄이기’ 운동 등을 벌여 신소비문화로 정착하게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 “소비자 선택권 확대” VS “품질 저하·상품 특성 사장”=상당수 유통업체들은 정부 방침에 대체로 공감했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산지 포장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했고, B유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농산물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원하는 수량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걱정도 있다. A업체 관계자는 “농산물이 소비자의 손을 타면서 품질관리에 인력이 더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B업체 관계자는 “하단에 깔린 원물은 압상이 생길 수 있고 표면이 긁히거나 물러지는 등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지 브랜드나 어렵사리 취득한 친환경인증 등의 상품 특성이 묻히고, 공급이 불안정하면 벌크 판매가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 7월말 햇사과부터 적용=농협은 정부 방침에 따라 7월말 출시하는 햇사과를 대상으로 벌크 판매를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햇사과 생산량이 평년 수준이거나 더 많다면 벌크 판매가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관계자는 “현재 농협유통 서울 양재·창동점과 농협하나로유통 경기 수원점, 울산점 등에서는 저장사과를 벌크 상태로 상시 판매하고 있다”면서 “햇사과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전국적으로 확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는 품질 유지를 촉구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벌크 유통 과정에서 농산물 품질이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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