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 인기에···불붙는 증권사 마케팅 경쟁

김경민 기자 2024. 6. 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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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이미지 사진/정지윤기자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혜택 확대를 추진하면서 ISA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ISA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은 물론 젊은층을 포함한 신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ISA 전용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증권사의 유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절세혜택·투자 문화 확대에 중개형 ISA 인기

ISA는 예금성 상품, 국내 주식,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한 번에 운용할 수 있는 계좌다. 배당·이자 소득 등에 대해선 200만원(일반형 기준)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넘는 금액에 대해선 9.9%(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분리과세해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

ISA는 크게 신탁형, 일임형, 투자중개형의 3종류로 나뉜다. 이 중 예금은 신탁형에서만, 국내 주식과 채권은 중개형에서만 투자가 가능하다.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이 가능한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취급한다.

2021년 초 중개형 도입 후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됐던 ISA는 지난 1월 정부가 ISA 납입 한도를 연간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비과세 한도는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가입자 수는 올 2월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었다.

예·적금 비중이 90%가 넘는 신탁형 가입자는 줄고 있는 반면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중개형 ISA는 가입자가 400만명을 넘어셨다. 특히 4월 기준 전체 ISA계좌 중 중개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대에서 92.4%, 30대에서 88.8%에 달할 만큼 젊은층에서 인기가 높다.

현금성 인센티브에 고금리 특판 상품까지
사진 위는 KB증권, 아래는 키움증권. 각 사 제공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가입시 포인트를 비롯한 현금성 인센티브만 지급했다면, 최근에는 자사 중개형 ISA에서만 투자할 수 있는 특판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NH투자증권은 자사 중개형 ISA에 1000만원 이상 순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 5% 금리(91일물)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를 내놨고, 키움증권도 5일까지 중개형 ISA 계좌 전용 연 5%의 1년 만기 특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추가 판매한다.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신규 개설 고객과 ISA계좌 이전고객을 대상으로 연 5%의 특판RP(180일물)를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판 RP 한도는 1000만원으로 기존 자사 계좌 보유 고객도 납입금액이 100만원 이하라면 가입할 수 있다. ISA 가입자 입장에선 늘어난 혜택만큼 수혜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야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증권사가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고객 선점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ISA는 개설가능 계좌 수가 1개로 제한된데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한 번 이용한 증권사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많다. ISA를 통해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이 자사 계좌를 개설하면 여러가지 확장 가능성이 있고, 특별한 이슈가 있지 않은 이상 다른 곳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어 특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2021년 중개형 ISA 가입고객의 의무가입기간(3년)이 끝나, 계좌를 옮기려는 투자자를 유치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증권사의 유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ISA혜택 확대를 위한 법 개정에 대해 여야간 이견이 크지 않은데다 정부가 ISA 제도 손질도 검토하고 있어서다. 특히 ISA는 금융상품 양도차익 전액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않고 있어 금융투자소득세가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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