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맞춤 조명에 번역·BGM까지…`미래교실`로 언어·공간 장벽 사라졌다
지난달 30일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 '2024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프로젝트 교실' 한켠에서 여수영재교육원이 운영하는 방과 후 클래스에 참여한 학생들이 태블릿PC로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수업에 집중하도록 환경 통합센서가 자동으로 교실 분위기를 쿨톤으로 조성했고, 강한 햇빛이 들어오자 자동으로 블라인드가 쳐졌다. 교사가 판서를 하면 학생들의 노트북·태블릿 패드 위에 그대로 작성돼 수업 과정을 필기 없이도 듣고 이해하면 됐다. 교사가 모든 학생의 태블릿 화면을 확인하고 학생별 진도를 점검하면서 개별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남극의 빙하가 사라지는 현실을 체험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9개 언어로 번역되는 다국어 번역 시스템을 통해 언어장벽 없이 수업에 참여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 편안함을 유발하는 잔잔한 클래식 배경음악(BGM)이 흘렀다.
LG헬로비전은 미래 교실 솔루션 '링스쿨'을 통해 차세대 교실 환경을 전남교육청의 미래교실에서 선보였다. 링스쿨은 공간과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신개념 디지털 교육 플랫폼이다. 블렌디드 러닝 솔루션, 교실환경 제어, 교수학습 시스템, 학교 통합관리 등의 기능을 갖췄다. 전자칠판이나 모둠별 스크린, 개인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 있고 기존 학습관리시스템(LMS)과도 연동된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지역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학습을 돕는 게 링스쿨의 지향점이다.
박람회에서 구현한 글로컬 미래교실은 학교급·수업방식에 따라 유치원, 초·중등, 프로젝트 등 4가지 모델로 구현됐다. 박람회가 진행된 5일간 실제 110여명의 교사와 1137명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했다.
김홍익 LG헬로비전 커뮤니티그룹 상무는 "문화·교육·커머스를 지역 3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링스쿨로 미래교육 패러다임에 맞는 유연한 교실 환경을 구현할 것"이라며 "학교 현장의 혁신 수요를 반영해 '미래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역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로 수업 과정을 다양화하기 어려워 교육 격차를 겪고 있다. 링스쿨은 가까운 학교끼리 연계해 함께 수업을 듣도록 지원한다. 가령 전남의 섬 학교 학생들도 단위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심화 교육을 가까운 학교와 온라인 공동 수업을 하는 식이다. 다문화가정 아동을 겨냥해 실시간 번역 시스템도 도입, '언어·공간 장벽 없는 교실'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음성인식(STT)을 통한 번역 시스템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9개 언어를 스크립트로 제공하는데,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교육 시장은 MZ세대가 알파 세대(2010년에서 2024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르치는 데 의사결정은 86세대가 하는 독특한 구조인 만큼 시장조사에도 힘썼다. 지난 1월 교육박람회 당시 LG헬로비전의 링스쿨 도입 의향 조사 결과 82.2%의 교사가 즉시 도입하고 싶다고 답했고 76%가 체험단 활동을 희망했다. 김영만 LG헬로비전 기업사업담당은 "링스쿨이 교사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에도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많다"며 "방과후 돌봄 교실이나 내년에 시행하는 'AI 디지털 교과서'와 연계되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헬로비전은 디지털 교육을 위한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도 나선다. 최근 전북교육청이 발주한 1000억원대 규모 스마트 단말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홍익 상무는 "스마트기기가 있어도 이를 수업에서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며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플랫폼 보급과 디지털교과서 등과의 연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LG헬로비전은 링스쿨로 공교육 시장을 우선 공략한 후 미래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 사범대에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추후 학원이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여수(전남)=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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