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與 ‘전당대회’ 룰, 한동훈‧나경원‧안철수‧유승민의 셈법은?

박성의 기자 2024. 6. 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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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헌당규개정 특위 출범…“7월 전대 위해 서둘러 마무리”
‘민심’ 반영 비율 높일 시 非尹후보 유리…지도체제 변경도 변수로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rule‧규칙) 변경을 위한 당헌당규개정 특별위원회(특위)를 띄운다. '당원 여론조사 100%'로 당 대표를 뽑는 현행 룰이 수술대에 오르는 가운데 '당심' 반영 비율에 따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5선 중진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후보군의 등판 여부, 당락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 일각에서 지도체제 변경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각 후보들의 고민의 시간도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시사저널

非尹계 촉각…수술대 오르는 전대 룰

국민의힘은 4일 당헌당규개정특위를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룰 변경이 주자별 유불리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별도 특위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여상규 전 의원이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특위 위원으로는 최형두·박형수·이달희 의원, 오신환 광진을 당협위원장, 김범수 용인정 당협위원장, 정희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특위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현재 전대 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잘 보고 검토도 심도있게 해주셔서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의미 있는 당헌당규를 갖추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7월 말까지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선출 제도인 당헌당규 개정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며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당내외 여론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을 특위 논의 개정에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이 정한 룰 개정 데드라인은 다음달 25일이다. 현 '당원투표 100%' 경선 룰에 여론조사 결과를 얼마나 반영할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경선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이지만, 당 안팎 및 당원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현행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선 룰이 변경된다면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비율이 얼마큼 반영되는지에 따라, 후보군의 출마 여부 및 당락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당에 미치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 영향력이 약화됐으나 핵심 당원들은 여전히 친윤(親윤석열)계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당심 반영 비율이 줄어든다면 비윤(非윤석열)계 후보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 등에겐 '도전해볼만한 환경'이 갖춰지는 셈이다.

한때 친윤계 이철규 의원과의 '동맹설'에 휩싸였던 나경원 의원도 전당대회 룰 개정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나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연판장' 사태 끝에 출마를 포기했고, 당권은 친윤계의 지지를 업은 김기현 전 대표가 거머쥔 바 있다.

나 의원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당원 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룰에 대해 "김기현 전 대표를 억지로 당선시키려고 만든 룰 아니겠나"라며 "다시 원상회복하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유불리를 따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출마 고민, 마지막 변수는 지도체제?

여권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에겐 전당대회 룰이 '고민의 변수'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총선 전후 윤석열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관측도 있으나, 여권 내 한 전 위원장의 존재감과 지지도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30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70%였다.

그러나 현행 단일지도체제가 집단지도체제로 변경된다면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망설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은 현행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고 있는데, 최근 여권 내에선 당대표 선거를 치러 1위가 당대표, 2·3위가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이 언급되고 있다. 4·10 총선 직후 험지에 출마했던 3040세대 후보들이 모인 '첫목회' 등이 해당 안을 주도하고 있고, 특위 일각에서도 논의 주제로 언급된다. 이렇게 되면 지도부의 계파색이 옅어진다는 장점은 있으나, 1위로 당선된 후보의 당내 영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당권주자인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도 집단지도체제 변경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에서 진행되는 당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야말로 집단지도체제도 한번 검토해 볼 만한 시기"라며 "용산과 1인 당 대표가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의 보완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16.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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