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식품甲’, 편의점에 잇단 러브콜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등 굴지의 식품 대기업이 편의점과 협업해 신상품을 출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30이 수시로 찾는 편의점이 식음료 트렌드를 주도하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식품 대기업 또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편의점과의 컬래버를 통해 CJ제일제당이 베이커리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제약사 또한 판로 확장을 노리는 등 편의점은 신사업 확장 경로로도 각광받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농심이 편의점과의 협업에 열성인 것에서 국내 유통업계의 시장 변화를 읽어낸다. 농심은 국내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식품사인 만큼 외부 협업에도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편의점과의 컬래버를 대폭 확대하며 전략을 변경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CU와 손잡고 짜파게티간편식을 선보인 이래 총 88만개를 팔았다. 짜파게티가 라면 외의 형태로 판매된 건 1984년 출시 이후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CJ제일제당은 빵 시장을 확실히 공략하기 위해 GS25와도 상품을 공동 기획했다. 지난 3월부터 맥스봉, 고메, 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인기 브랜드를 활용해 빵을 잇달아 소개하고 있다. 맥스봉 소시지빵, 스팸마요브랜드 등의 신상품은 기존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제약업계에서 가장 오랜 업력을 지닌 동화약품이 CU와 함께 건강 드링크 ‘하루 한 병 아르기닌, 테아닌’ 2종을 출시했다. 하루 한 병 2종은 CU의 기능성 음료 상품 가운데 판매량 1, 2위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다. 제약사와 편의점의 협업이 건강기능식품에 그치진 않는다. 지난 4월 CU는 광동제약과 광동 진쌍화 족발을 내놨다.
편의점이 ‘힙한’ 상품 판매 채널로 자리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켓몬빵, 먹태깡, 허니버터칩 등 몇 년새 SNS를 통해 소문이 퍼지며 품절 대란이 난 상품들은 주로 편의점을 통해 판매됐다. 이 때문에 오랜 역사를 지닌 대기업 브랜드 상품이 아이디어를 앞세운 편의점 자체 브랜드(PB)에 위협당하는 상황이다. CU에서 판매되는 양산빵 중 편의점 자체 브랜드와 기성 브랜드(NB)의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2020년 18%에 불과했던 PB 비율은 올해 들어 5월까지 36%를 돌파했다. 편의점 기획이 젊은 소비자에게 주목받는 상황 속에서 식품대기업은 처음부터 편의점과 협업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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