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안 뜨는 친윤, 한동훈 두고 보나···당선 후 흔들기·전략적 제휴?

문광호·조미덥·민서영 기자 2024. 6. 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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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4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참패 관련 사퇴 의사를 밝히고 차량에 탑승해 떠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7월 25일로 잠정 결정된 가운데 친윤석열(친윤)계 당권 주자들이 조용한 행보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세론이 나오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에 선출되면 친윤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2의 이준석 연판장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친윤계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전당대회와 관련해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다”며 “아직까지는 (주변 얘기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친윤 주자인 권영세 의원 역시 뚜렷한 당권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조용한 행보는 한 전 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이 현안과 관련한 논쟁을 벌이는 것과 대조된다. 총선 참패 뒤라는 점에서 친윤 주자로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내부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에 부정적인 기류는 여전하다. 한 친윤계 의원은 “선거에서 패배하고 책임 지고 물러났으니 이후 전당대회는 안 나오는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라며 “관행을 무시하고 나오겠다면 막을 방법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대세론을 형성해가는 상황에서 친윤계가 후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윤 주자들은) 한 전 위원장이 나오면 한동훈 대세론으로 선거가 끝나버리는 상황이라 전당대회를 띄울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며 “대안이 없으니 빨리 선거를 치르고 빨리 내보내자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가 연판장·의원총회 등 현역 의원들의 압박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 친한동훈(친한)계로 부를 만한 세력이 적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야당의 공세를 계기로 한 전 위원장과 친윤계가 오히려 결속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30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 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원내에서 일부러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은 국회의원들 전체를 욕 먹이는 한심한 짓 아닌가”라고 말했다.

친한계도 한 전 위원장이 용산과 각을 세우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친한계 한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과 식사를 거절한 것이 갈라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존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준비는 내주까지 룰을 정하기로 하는 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개정특위)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여상규 개정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 5일 회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 반영을 위해 일반 여론조사를 30% 혹은 50%를 반영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라 현행 당원투표 100%는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집단지도체제 도입 여부, 당권과 대권분리 규정 존치 여부, 역선택 방지조항 폐지 여부 등을 오는 12일까지 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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