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 아이디어로 지역 살린다…서울시 ‘넥스트로컬’ 66팀 선발
강원 영월군에는 어르신들이 동네에서 뜯은 쑥으로 디저트를 만드는 청년들의 카페가 있다. 고령층 주민 대상 제과제빵 교육을 열어 함께 약과를 완성했는데 제품화에 성공해 서울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문경에서는 버려진 대장간을 청년들이 지역의 장인들과 문화공간으로 바꿔 예술품을 전시 중이다. 제주에 간 젊은이들이 현지 돌무더기 모양에서 영감을 얻은 현무암 재질의 천연 크레용을 제작해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서울 지역 청년들이 다른 지역에서 창업할 수 있게 지원하는 ‘넥스트로컬’ 사업이 6년 차를 맞았다고 4일 서울시가 밝혔다. 만 19~39세 창업가들을 선발해 서울시와 연계된 강릉·횡성·제천·괴산·익산·목포·장흥·영주·상주 등 총 19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잠재력 있는 창업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도록 2개월간의 지역 자원 조사를 위한 교통·숙박비 100만원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시범적으로 지역 조사 후 창업경진대회를 열어 최종 선정된 20여개팀에게는 최대 2000만원의 사업비도 지원한다.
이날 동대문구 DDP 3층 디자인홀에서 열린 ‘넥스트로컬’ 6기 발대식을 시작으로 112명, 66개팀이 활동에 들어갔다.
경북 의성으로 가는 청년들은 지역에서 연간 1800t씩 버려지는 마늘 껍질에서 영양분을 추출해 진딧물 예방과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기능성 쌈 채소를 재배할 계획이다. 술을 연구·제조하는 청년팀들 여럿이 모여 나주·강진·영월 등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해 성수동 일대에 소규모 양조장을 설치하고 팝업스토어를 연다는 구상이다.
발대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흥원 양구군수와 김문근 단양군수,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과 류형주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등이 참석해 청년들을 응원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롯데카드(띵크어스)·한국수자원공사(댐 주변 지역)과 청년 창업팀의 판로 지원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 시장은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넥스트로컬’을 통해 서울 청년들은 꿈과 아이디어를 지역에서 실현하고 침체된 지역사회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본다”며 “청년들이 지역에서 창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전국의 협력 지자체·기업들과 합심해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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